(892)동심의 함정…모래 웅덩이|홍은순(창신 유치원 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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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름철이 되면 익사사건이 많고 더우기 어린이들 익사가 많다. 한 여름도 되기 전에 한강 일대의 웅덩이에서 6월 초순에 14명의 아이들이 익사했다니 이런 가슴아픈 일이 어디 있을까?
아이들은 세 살만 지나면 집안보다 밖을 좋아하고, 또 같은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이를 하려고 한다.
이 본능은 우리가 견제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것은 놀이를 통해 즐겁고 또 다양성 있는 지능개발이 되는 까닭이다.
아이들의 이 본능을 충족시키려면 놀이터가 필요하다. 그리고 놀이터의 시설이 필요하다. 헤엄을 칠 수 있는 수영장도 필요하다. 이것은 다 시설비가 따른다고는 하겠지만 당국과 우리네 사회는 이런 데에 관심이 적다.
예정했던 어린이 놀이터가 하루아침에 아파트나 자동차 정류장으로 변해진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돈벌기 위해 모래와 자갈을 파낸다 하더라도 어린 생명을 죽이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작업 중에는 사람이 지키고 끝난 다음에는 그 자리를 메우는 책임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위험 표지도 꼭 하고 사후 감독을 제대로 했던들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 게 아닌가 이제서야. 겨우 한 업자를 구속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어린 생명을 죽인 웅덩이에 대한 책임을 사회 전체가 져야 되겠다. 우선 놀이터가 있어야겠고, 부모들의 부주의 업자들의 무책임, 경찰의 단속 소홀 등 공동으로 책임지고, 어린 생명을 위한 보혼들 올바로 하여 어른들의 불찰로 죄 없는 어린 죽음이 없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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