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슬루」등반길 김기섭씨 추락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카트만두(네팔)외신종합】「네팔」외무성은 11일 해발 8천1백25m의 「히말라야」의 「마나슬루」봉에 도전하던 한국등반대원(대장 김호섭·서울신문 후원) 6명 중 김기섭씨 (26)가 지난 4일 7천6백m지점에서 실족, 30m벼랑으로 추락한 끝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외무성 발표에 따르면 한국등반대는 김씨의 추락사고에 이어 등반을 포기, 7천7백58m까지를 등반한 후 「카트만두」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외무성발표에서는 김씨의 시체가 어느 곳에 매장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죽은 김씨는 등반대장 김호섭씨의 동생이다.
「마나슬루」봉에 도전 중 조난한 김씨는 작년 「추렌히말」봉을 정복했을 때 크게 활약했던 베테랑 등산가였으며 김씨의 죽음은 이번 춘계 「히말라야」 공세에서 국제 에베레스트 정복 대대원인 인도의 H·V·바후그나 소령의 동사와 일본의 등반대 3명의 죽음에 이어 다섯번째의 희생자가 되었다.
한국등반대는 「마나슬루」봉의 서쪽 「루트」를 택한 일본등반대와 거의 동시에 등반을 시작, 「마나슬루」의 동북능선을 따라 일본 팀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믿을수 없다>소식 들은 가족들 침통
「히말라야」의 「마나슬루」봉 등반 중 추락사한 김기섭씨(26)의 둘째형 정효씨(36·서울 서대문구 갈현동490의11) 등 가족들은 11일 밤 외신을 통한 뜻밖의 비보를 듣고 『외신만으로는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형 정섭씨는 12일 아침 일찍 『동생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네팔에 가야겠다』며 집을 나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