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약속 안 지켜 선거 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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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대중 후보의 부산 유세에 앞서 열린 신민당 고위 간부 회의에선 전국구 후보 공천 문제가 주로 논의되었는데 이는 자금 사정 때문인 듯.
S 음식점에서 열린 회의에서 6명의 간부들은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을지 모르나, 전국구 후보의 헌금을 선거 자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정을 공식으로 (?) 확인했다는 것.
유 당수는 이 회의에서 특정인 몇 사람의 이름을 들먹이며 『전국구 희망자가 너무 많은 것 같다』고 걱정을 했다는데, 회의가 끝난 후 간부들간에는 『몇 사람씩을 이미 복수로 천거했다』느니, 혹은 『앞으로 천거하기로 했을 뿐 아무도 천거된 일이 없다』고 얘기가 엇갈려 전국구 지망생들은 부쩍 몸이 달게됐다.
공화당의 일부 낙천 의원들은 대통령 선거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택수 김창욱 김영복 의원은 얼마 전부터 한「팀」을 이루어 경남 일원의 문중 (김해 김씨) 설득을 하면서 지난 7일엔 동래에서 부산 시내 기관장·유지들을 만나 저녁을 나누며 박 대통령 지지를 호소했다.
또 김동환 신윤창 윤천주 의원도 한 「팀」이 되어 주로 호남 지방 일대를 돌며 창당 「멤버」들을 독려했고, 최치환 의원은 대전·춘천 지방을 들른 후 7일엔 선거구인 남해에 내려가 선거 운동을 개시.
낙천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특별반의 포항 유세장 단상에 나온 이성수 의원은 『낙천은 됐지만 체면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전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국민당은 박기출 후보가 입당하면서 당에 내기로 약속한 선거 자금 헌금을 보름이 지나도록 이행하지 않아 선거 운동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얘기. 당 주변에 공공연히 나도는 얘기로는 박기출씨와 윤보선 총재 사이에는 당초 2억원을 두 번에 나누어 당에 내기로 했다가 후보로 결정되기 전날 안국동 윤씨 댁을 찾아가 5천만원의 정기 예금 통장을 제시한 일이 있다는 것.
그러나 박씨가 후보로 추대된 후 실제로 당에 낸 돈은 4백만원에 불과하며, 선거 자금을 보급 받아 지방으로 내려가려던 지구당 위원장들 가운데는 아직도 그대로 서울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있는데 박 후보 측근은 『불가피한 사정이 생겨 약속 이행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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