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천황 방영 때 의전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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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영국의 엘리자베드 여왕과 일본의 히로히도 천황이 올 가을에 만날 땐 누가 먼저 말을 걸까? 또 인사는 일본식으로 허리를 깊숙이 꾸부려서 할까, 서양식의 악수를 할까?
오는 9월27일 천왕 즉위 후 처음으로 외국을 방문하게 된 일본의 제l백24대 천황 히로히드는 벨기에·영국·서독을 공식 방문하고 덴마크·네덜란드를 비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엘리자베드 여왕을 만날 때 천황은 마루에 맨발로 꿇어앉는 식의 전통적인 일본식 예절은 피하기로 했지만 문제는 누가 먼저 말을 거느냐에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일본에선 천황이 먼저 말을 하기 전에는 동석한 다른 사람은 일체 말을 먼저 끄집어내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이 점은 영국도 마찬가지. 그렇다면 지겨운 침묵을 깨뜨리고 과연 누가 먼저 말을 걸겠느냐는 문제에 이 관리는 『아마 호스트인 여왕이 먼저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천황이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 귀빈들을 맞을 때는 항상 서양식 악수를 해왔기 때문에, 인사방법만은 별문제가 될 것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고있다. 앞으로의 여행에서 천황은 일본의 국가원수로서 대접받을 것이고, 천황은 양복을, 천왕부인은 기모노 차림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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