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싫어하지만 직업은 공무원이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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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기업가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가 뚝 떨어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우리나라 국민의 기업 및 경제 현안 인식 조사’를 통해 기업가에 대한 호감도가 50.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국민 절반이 기업가를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조사(73.2%)에 비해선 호감도가 22.3%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총수에 대한 재판, 각종 기업 관련 조사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덩달아 기업에 대한 호감도도 지난해 68%에서 올해 63%로 낮아졌다. 특히 30대가 기업가에 대한 반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반기업 정서의 원인으로는 기업의 탈법·편법(42.7%), 정경 유착(26.6%), 기업에 대한 이해 부족(15.2%) 등이 꼽혔다. 황인학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스스로 반기업 정서의 원인을 제공한 면이 크다”면서도 “기업 역할에 대한 이해와 인정 부족, 과도한 평등의식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맞느냐”는 질문에 89%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생각과 실제 행동이 따로 노는 경향도 나타났다. 경제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이 중요하다는 답이 50%였지만 중소기업 취직을 선호하는 응답은 9.9%에 불과했다. 대기업 취업 선호(17.1%)는 중소기업 취업의 두 배 가까운 수치였다. 대기업(호감도 61%)보다 공기업(49%)을 더 싫어하면서 선호 직업 1위는 공무원(34.2%)이었다. 이번 조사는 올 5월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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