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의 신사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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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구에선 지금 가슴의 3분의1을 덮는 넓은 넥타이, 또 깃 없는 수트, 뱀가죽 샤스 등 화려한 남성 모드가 한창이지만 대부분의 한국 남성들은 회색이나 감색의 수수한 스타일을 즐기고 있다.
신사복 디자이너 이홍균씨는 요즘 신사복을 새로 마추는 사람들은 대개 웃저고리의 길이를 좀 길게 하는 정도로 별 변화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2,3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유행되고 있는 콘티넨틀·스타일이 올 봄에도 계속되리라고 전망했다. 이 콘티넨틀·스타일은 소매통이 좁고 허리가 약간 들어가는 형인데 어깨를 조금 넓게 올려 한국인체격에는 맵시를 주는 셈이다. 깃도 넓어지고 있다.
올 유행 색은 브라운 계통이 압도적이다. 비교적 요란하지 않고 또 흔한 회색 계통보다는 산뜻한 인상을 주고 있어 젊은 층에서도 많이 입고 있다.
수트 한 벌을 마추는데 테틀론 이나 폴리에스터와 울이 반반씩인 감으로 대개 2만원∼2만5천원 정도가 든다. 그러나 아래위가 각각 다른 콤비로 하면 훨씬 값도 싸고 특별한 모임 외에는 무난한 차림이 된다.
첼리스트 전봉초씨는 옷을 입을 때『우선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고 내 몸에 편한가를 생각한다』고 말한다.
평상복 30여벌, 예복4벌을 갖고있다는 전 교수는 회색과 브라운계통이 대부분, 특히 수트 는 강의 할 때와 점잖은 모임에나 입고 평상시에는 와이샤스 대신 터틀·네크 스웨터에 콤비를 즐겨 입는다고 말한다.
『여름에 반팔 와이샤스를 입고 음악회에 온 사람들을 보면 좋아 보이지 않아요. 남이 고생하는 일에는 상대방으로서도 더위를 참고 들어줄 수 있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전 교수는 수트에는 휜 와이샤스만을 입고 산에 갈 때에나 줄무늬 샤스를 스웨터 속에 받쳐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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