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수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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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재 한국에는 우표수집취미 클럽 이 40여개, 2만여명의 회원이 가입하고있다. 그리고 이런 전문적인 모임에 참가하지 않은 우표수집가들도 상당수에 달하고있다 .
먼 곳에서 배달되어 왔다는, 그리고 여러 가지 다른 모양에 대한 조그만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우표 수집은 세계적으로 이미 공통으로 즐기는 취미로 여기에 대안 용어사전 등 각종 전문서적을 비롯하여 학문으로까지 발전하고있다.
우표수집은 중학생 때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것은 간단히 모으는 것만이 아닌 공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가정이나 학교에서도 장려할만한 취미다. 특히 자녀들의 우표수집을 지도하다가 함께 취미로 즐기는 어머니들도 늘어나고 있어 알뜰한 우표 책을 안방의 자랑으로 삼고있다.
우표를 모으는 일은『다른 취미와 달리 돈을 들인 만큼 그대로 유가증권처럼 남아있는 이점이 있고, 우표 하나 하나를 분석·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공부가 된다』고 수집가 김광재씨(한국 우취 보급협회)는 말한다. 각종 행사 때마다 대개 기념우표가 나오는데 그 도안을 통해 수집가들은 시사성도 배운다.
한가지 예로 제 몇 회 국체가 어디서·언제 열렸다는 체육회사람들보다 우표수집가들이 더 훤하게 외고 있어 오히려 놀라움을 받을 때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세계곳곳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있는 우표도안들을 정함으로써 상당한 심미안도 닦을 수 있다.『상상도 못하는 먼 곳을 한 장의 우표로 여행하는 멋, 새로운 것을 아는 재미』는 우표를 모으는 사람들만이 경험한다고 말하는 김씨는『여러 가지 종류의 우표를 질서 있게 분류하는 능력과 조그만 오점이라도 찾아내려는 예리한 관찰력을 훈련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우리 나라에 신식우편제도가 세워진 것은 1884년 구한말 홍영식씨의 도입으로 우정국을 설치하고 그해 11윌18일 서울∼인천사이에의 우편이 시작이었다. 그 동안 80여년 사이 8백 여종의 우표가 발행되었고 요즘은 해마다 40여종의 기념우표가 나오고있다. 그리고 현재 세계에는 약30만종의 우표가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모을 수 있는 한계는 대개 2만 여종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우표수집에는 특별히 돈을 들일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 중에는 하나의 사업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은 취미의 한계를 넘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구할 수 있는데 까지 많은 편지봉투를 모아 우표를 잘라낸다. 같은 종류가 여러 개 겹칠 때는 버리지 말고 모아두었다가 우표 상에 갖고 가면 다른 것과 바꿀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 나오는 기념우표는 대개 한번에 백만장∼2백만 장인데 외국보다 훨씬 발행수가 적기 때문에 많이 갖고있을수록 바꾸기도 유리하다. 그리고 기념우표를 발행할 때 함께 소형「쉬트」도 나오는데 이것은 원래 기념용으로 증정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요즘은 완전히 수집가들을 위해 만들고 있다. 기념우표가 나오는 첫날 우편 국에 일찍 가야 살 정도로 아주 귀한 것이므로 조금만 노력하면 얻을 수 있다.
봉투 째 잘라낸 우표는 물에 담그면 우표만 곱게 떨어진다. 이것을「스트크·북」에 옮겨놓고 좀더 전문적으로 많이 모았을 때는 분류하여 우표 한장 한장에 대한 설명을 붙여 앨범 을 만들도록 한다.
처음 우표를 모을 때는 이것저것 우선 숫자를 늘리는 이른바 전반수집을 하지만 이내 지루해지기 쉽다. 그러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 나라별로 구분하여 따로 분류한다든지 꽃이면 꽃, 새면 새, 또 스포츠에 관한 것 등 한가지 종목을 정해 모으는 테마·컬렉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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