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억·김우혜씨 부부 서양화·칠보 합동 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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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그 동안 다섯번의 개인전을 가졌던 서양화가 김창억씨 (51·홍대 미술교육 과장)가 부인 김우혜 여사의 칠보 작품을 곁들여 첫 부부 전을 24일∼28일 국립 공보관에서 연다.
『두 사람이 각각 아틀리에를 차지하고 일을 해왔으니까 함께 발표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김 교수는 추상화 40여 점을 내고 부인은 「브로치」귀걸이·접시·액자 등 2백여 점의 칠보 공예품을 선보인다.
『칠보의 색은 2천여가지나 된다고 해요. 안사람이 하는걸 보기만 해도 신기하고 좋더군요.』 김 교수는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자기의 그림을 부인이 손으로 구워내는 색다른 칠보로 시도해 봤다고 한다.
김 교수가 그림을 그린 다음 머릿속에 그리는 색을 부인에게 일일이 지적해 준다. 유화와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항상 『어떻게 해야 이런 색이 나오느냐』고 물어서 한다. 그러면 부인은 김 교수가 원하는 색감을 내고 구워낸다. 어떤 때는 5∼6 차례나 다시 구워내기까지 했다고. 이렇게 철저한 합작이 10여점 된다.
2차 대전 말기 김 교수가 동경 유학 시절, 징용 나간 군수 공장에서 그 당시 역시 미술을 전공하던 김 여사를 만나 결혼하여 지금은 2남 2녀를 두고 있다.
집에만 들어오면 아틀리에로 들어가 그림을 그리는 김 교수 곁에서 늘 미술을 익혀왔기 때문에 김 여사는 2년 전부터 이방자 여사에게 칠보를 배우기 시작했고, 이번에 발표회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감사해한다.
특히 김 여사는 은사로 선을 긋고 색을 넣는 입체적인 칠보로 다양한 멋을 내고 있다.
맏딸 화숙양 (홍대 응용미술과 1년)도 미술 전공이라 김 여사는 『내년부터는 딸도 함께 참여하는 가족 전을 해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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