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계화와 농기구 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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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산 농기구 값이 일본과 비교하여 엄청나게 비싸 농업기계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시판되는 각종 농기구 값은 일제 등인 부품으로 조립·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시세보다 현금 베이스로는 50%, 쌀값 기준으로는 2∼3배나 비싸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처럼 국산농기구 값이 비싼 이유는 ① 메이커의 고리윤 ②시설의 영세성으로 인한 코스트고 ③쌀값의 지나친 저위성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우리의 농촌경제가 농업기계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느냐 하는 점은 아직 분명하다 할 수 없으나, 조만간 우리에게도 농업의 기계화가. 불가피하게 될 시기가 올 것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즉 도농간의 소득격차가 날이 갈수록 확대됨으로써 우리나라에서도 유능한 농촌노동력이 앞을 다투어 이농, 도시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를 막을 방법을 달리 찾기 힘드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농촌노동력의 부족이 불가피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며, 그러한 영향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위에 농정은 농촌부담을 가중하는 농용자재의 소비촉진만 서두를 뿐, 농산물가격의 적정한 보장에는 비교적 소홀해서 농가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조차 형성시켜 주고있는 실정이다. 그러한 제요인 때문에 이농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농률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만큼 농업의 기계화조건은 익어 가는 것이라 할 것이다.
물론 이농에 따른 농업 노동력부족이 한국농업을 기계화하게 하는 충분한 조건이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기계화의 기업성이 충족되어야만, 농업의 기계화는 비로소 촉진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인데, 정부당국이 올해부터 농산물가격을 획기적으로 올릴 방침으로 있으므로 농업의 기계화는 그 정도에 따라 촉진될 가능성을 찾게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변동을 고려할 때 농업의 기계화가 부원간 「클로스 업」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하겠으며, 때문에 농업용 기계의 저렴하고 풍부한 공급문제가 당면과제로 대두될 것도 예측키 어렵지 않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농용 기계 값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적어도 팔 값 기준으로 본 가격이 일본수준에 이르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줄로 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농용 기계생산업체를 지금과 같은 영세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발전시키는 대형화 대책을 서둘러야 할 줄로 안다. 대형화에 의한 규모의 이득을 없도록 업계를 정리하지 않고서는 기계화를 뒷받침할 수 없을 것임을 당국은 분명히 알아야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농용 기계의 대량생산을 뒷받침하려면 업계의 정비와 더불어 강력한 금융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도 기계공업육성자금이 특별히 우선적으로 방출되고 있지만, 이를 다시 세분하여 농용 기계생산업에 대한 자금 코터를 따로 설정해 주는 지치를 해야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농용 기계생산공업에 소기한 대로의 금융자금이 투입될 수 있겠기 때문이다.
끝으로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농정당국이 농업의 기계화에 대해서 분명한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하는 점이라 할 것이다. 기계화의 시간모형이 분명해야만 농촌노동력변화에 부응하는 기계공급계획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며, 그런 연후에나 합리적인 생산계획이 짜여질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농업의 기계화라는 대전제를 고려하고 그 한 부분으로서 농용 기계가격 문제를 다뤄주기를 우리는 바라고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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