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다액 공금 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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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역 매표소 안에서 잇따라 다액의 공금 도난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29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같은 사실은 특급 매표소에 근무하다가 도난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전 서울역직원 서영자씨(30)가 서울남대문 경찰서에 신고함으로써 밝혀졌는데, 서울역 당국은 도난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경찰에 신고하거나 상부기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당무자에게 책임을 씌워 잃은 돈을 물어내게 하며 지방에 전출시키는 일을 예사로 해왔다. 경찰은 공금도난사건의 매표소 내부직원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하고있다.
29일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밝혀진 서울역 매표소의 도난사건은 작년말부터 지난 5월말까지 사이만도 모두 3건이 발생, 33만원의 매표대금을 도둑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19일 발생한 도난사건의 경우, 이날 낮12시30분에서 하오 3시 사이 비둘기호 매표소에서 5만원을 도난당했다.
이날 당무자였던 서영자씨는 상사의 허락을 받고 철도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가면서 동료직원인 진모씨에게 현금인계를 해주고 돌아와 다시 인수를 받기 위해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돈을 센 결과 5백원짜리 1백장 한 묶음이 없어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 지난 5월말 특급매표소에서 출찰원 이광자씨(29)가 매표대금 12만원을 감쪽같이 도난 당했으며 이에 앞서 69년12월30일 연말매표로 바쁜 틈에 이날 낮12시에서 하오 5시 사이 태극호 매표소에서 현금16만원을 잃어버린 도난사건이 발생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서울역 26개 매표소의 현장을 둘러봤으나 ①매표구가 모두 통제구역으로 돼있어 직원 이외의 외부인들이 드나들 수 없고 ②창구에는 출찰원이 밖으로 향해 앉아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돈을 집어낼 수 없으며 ③역 당국이 돈을 잃고도 한번도 도난신고를 하지 않은 점 등으로 보아 내부직원들의 소행으로 보고 매표소를 드나들 수 있는 직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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