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의료업체 유착관계 '원천봉쇄'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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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의사들이 제약회사와 의료기기 업체들로 함부로 선물을 못 받게 됐다.

23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연방 보건법에 따라 제약 및 의료기기 회사들은 의사에게 제공하는 모든 기록을 남겨야 한다. WSJ은 심지어 새로 개발한 의료기기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관계자들과 피자를 주문해 먹은 기록까지 남겨야 한다고 보도했다.

일명 '선샤인 법'으로 불리는 이 규정은 의사와 이들 업체와의 유착관계를 끊기 위한 것으로 업체들은 의사들에 제공한 기록뿐만 아니라 연방 의료기관에서 받은 기금 및 그 사용 내용도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이 기록은 내년 9월부터 가동되는 웹사이트에 올라가 일반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했다.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한 심장병 전문가는 "제약회사가 주최한 학회의 강사로 참석해 강연료로 회당 1500~2000달러를 받아왔다"며 "새 법으로 이제 이런 돈을 받기 힘들어질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제약.의료기기 회사들은 의사들에게 선물이나 각종 비용 지원을 위해 매년 수백~수천 만 달러의 홍보비를 지출해 왔다. 한 예로 바이아그라로 유명한 화이자사가 지난해 의료 관계자들에게 강연료나 자문료 의약품 설명회에서 제공하는 식사비 등으로 지급한 돈은 1억7320만 달러에 달했다.

의료계는 "새 규정은 그동안 선물 등으로 애매모호하게 유지하던 관련 회사들과의 관계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의사들이 선물 등을 받은 회사의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환자에게 처방할 가능성이 다른 회사의 처방 가능성에 비해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UC샌디에이고 래디 경영대학원과 워싱턴대 보건대학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의료 관행에 미치는 제약업계 마케팅의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사나 강연료 자문료 등을 받은 의사 19만3000명 가운데 해당 회사의 의약품을 처방하는 확률은 30%에 육박했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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