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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 수, 2010년까지 3배로 증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0년까지 러시아, 인도, 중국,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등의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 수가 3배로 늘어 현재 에이즈 피해가 가장 극심한 중·남아프리카의 감염자 수 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는 내용의 미국 정부 정보보고서가 월요일(현지시간) 발표됐다.

국가정보원(NIC)에서 경제 및 세계 문제를 담당했던 전직 관리 데이비드 고든은 "에이즈를 아프리카의 문제로 여기면 이 질병의 실체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중앙정보국(CIA)의 중장기 전략 계획을 수행하며,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현재 위에 언급된 5개 국가에는 총 1천4백만~2천3백만명 가량의 에이즈 바이러스 양성자들이 살고 있다. 고든은 "2010년까지 이 숫자가 5천만~7천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중·남부 아프리카의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 수는 2천5백만~2천7백만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염자 수는 2010년까지 3천만~3천5백만명 선으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고서는 전세계 8천만명 이상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에 지적된 5개 국가가 전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인구 밀도가 대단히 높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이 같이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는 인구의 1%만 감염돼도 2배가 돼 곧 2천만명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관계 국가의 정부들이 신속한 조치를 취해 이 같은 추세를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대부분 증가하는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쩔쩔매야 할 정도로 보건 기반이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전세계 국가들이 이들 국가에서 에이즈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예방·치료 프로그램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의 데스먼드 존스 박사는 유엔이 추정된 감염자 수를 2/3으로 줄이는 12개 중재 프로그램 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스 박사는 "예방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각종 치료 방법이 뒤따라야 하고, 고아들에 대한 보호가 덧붙여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가 이들 5개 국가에 초점을 맞춘 것은 단지 이들 국가의 인구가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국가들이 각각 자신이 소속된 지역 및 미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나이지리아는 중요한 석유 생산국이라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 중동산 석유의 수급이 어려워질 때 미국에 석유를 판매할 수 있는 입장이 될 수 있다.

WASHINGTON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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