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고혈압 환자, 코골이 심하면 심혈관질환 조심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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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백병원 순환기내과 이성윤 교수

고혈압으로 함께 병원진료를 받는 부부가 있는데 상담 중에 부인이 문득 남편의 코골이로 인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고혈압 환자는 코골이가 심하면 안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남편이 자다가 어떤 때는 30 초 정도 숨을 멈추고 있으면 불안하다는 고민이었다.

수면무호흡증은 심장 발작, 뇌졸중과 고혈압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었으며,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고혈압을 앓고 있을 만큼 두 질환은 연관이 깊다. 수면 중 호흡이 멈추게 되면 교감신경항진에 의한 저산소증, 고혈압이 악화되어 심장발작 등이 발생되는 것을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환자의 경우 동반된 코골이에 대하여 체중감량 및 절주 등의 생활요법 혹은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하여야 한다.

비단 수면무호흡증이 아니더라도 고혈압은 그 자체로도 심혈관질환 합병증을 일으키는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불린다. 고혈압은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방치할 경우 뇌졸중과 심근경색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혈압 120/80mmHg 이상부터는 수축기 혈압이 20mmHg 혹은 이완기 혈압이 10mmHg 상승할 때마다 심혈관계 사망률이 2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사들이 고혈압에 의한 증상이 없어도 적절한 혈압 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혈압을 잘 조절하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고 꾸준히 혈압을 잘 조절할 경우 혈관변성 또는 심장비대 같은 이미 발생한 장기손상도 정상적인 상태로 호전될 수도 있다.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고혈압 약물치료를 통해 혈압을 이상적인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혈압약은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최근에는 두 가지 약제를 하나의 알약에 합쳐 더 강력한 혈압 강하 효과를 보이는 복합제도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와 칼슘길항제의 복합제는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크고 두 약제를 같이 써도 부작용이 적은 편이다.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는 로사탄처럼 성분명이 ‘~사탄(sartan)’으로 끝나는 고혈압 약제로 심근경색증, 심부전, 당뇨병,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효과가 크고, 베타차단제는 성분명이 ‘~디핀(dipine)’으로 끝나며 부작용이 비교적 적고 타 약제와 병용요법도 가능하여 널리 사용되는 고혈압 약제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고혈압 환자는 약물 치료에도 반응이 좋지 않고 야간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고혈압과 수면무호흡증을 개선시키는 생활관리법은 매우 유사하다. 체중 감량, 금주, 금연 등 생활 속 관리를 실천하면 혈압이 떨어지는 효과는 물론 수면무호흡증 개선 효과도 볼 수 있으며 코골이가 심각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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