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우방과의 분열촉진|미의 대「캄」전격개입 여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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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파리3일AFP합동】「미셀렐루」기=미군의 전격적인「캄보디아」개입은 구세계(유럽)와 신세계(미국) 간의 분열을 일층 촉진시키고 미-소의 화해과정에 새로운 역촉매로 등장하는 등 미국의 전반적인 대외정책에 심각한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오랜 동맹국들인「프랑스」와 서독등 서구국가들은「닉슨」대통령의「캄보디아」 파병조치가 우선 자신들과 전혀 사전협의 없이 미국단독으로 결정한데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며 또 해묵은 질문인『누가 미국을 대공으로 만들었는가』하는 미국의 세계경찰 역할에 대한 의문을 또다시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닉슨」대통령의「캄보디아」진격명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유일한「유럽」국가가 하필「그리스」군사정권이었다는 점은 「닉슨」대통령을 기쁘게 하기보다는 크게 당황시킨 사건으로 대부분의「유럽」국가들이 느끼고 있는 충격을 역설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첫째「유럽」국가들은 미국이「캄보디아」에 미지상군을 투입하면서 또다시 미국의 세계경찰 내지는 범세계적 지도력을 들고 나온데 대한 반사적인 반응으로 이제까지 미지근한 관심밖에 갖고 있지 않던「유럽」안보회의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은「닉슨」대통령의 조치가 서구와 동구를 막론하고 모든 국가들을 혼란 속에 몰아 넣었으며 그들에게 미-소 양국체제에서 벗어나 보다 다변화한 안정된 체제를 희구하게끔 했다는 점에서 쉽사리 이해될 수 있다.
둘째 EEC 6개국과 영국과의 관계도 같은 이유에서 보다 신속히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닉슨」대통령의「캄보디아」개입결정은 이들「유럽」국가들에 단일「유럽」의 사상을 무엇보다도 분명하게 일깨워 주었으며 이러한 단일「유럽」에 대한 자각은 그들에게 보다 긴밀한 단일외교정책을 추구하도록 하고 있다.
세째 미군의「캄보디아」진격은 소련으로 하여금 월맹과「베트콩」에 이어「캄보디아」의 「시아누크」공 지지세력에 대한 무기와 군사장비원조를 불가피하게 하고 있으며 중동에 이어 새로운 미-소 화해의 역촉매 요인으로 등장했다.
한편 이제까지 미국정책에 별다른 이견을 표시한 적이 없는 현 싯점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서독까지도「닉슨」대통령의 이번「캄보디아」개입결정에는「프랑스」와 다름없는 실망을 표시한 사실은 특기할 만한 중요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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