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화 바람 타는 성서, 영서 360년만에 신역 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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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성서의 현대어 번역작업이 각국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이때 최근 영국에서 『새 영어 성서』가 출간되어 호평을 받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신 구교 합동으로 성서 번역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신약은 연말에, 구약은 71년까지 출판될 단계에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1957년에 『미국개정 표준역 성서』가 완성된 바 있다. 오늘날까지 영국에서 사용된「제임즈」1세때의 「킹·제임즈」번역판은 7년 동안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엘리자베드」l세 시대의 가장 빛나는 업적으로서「셰익스피어」의 작품과 견줄만한 노작이었다.
「킹·제임즈」번역판은 3백 60년 동안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 절대적 권위를 갖고 읽혀져 온 성서 였다.
그러나 그 「킹·제임즈」번역판도 현대인에게는 적합치 않다는 것이 인정되었으며, 현대인에게 성서의 바른 뜻을 전하기 위해서는 쉽게 풀이되고, 현대적인 어투로 된 현대의 성서가 요구된 것이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새 영어성서』가 현대의 성서학자 고전학자를 망라한 번역진에 의해 25년의 세월을 바쳐 최근 햇볕을 보게 된 것이다.
지난주「옥스퍼드」·「게임브리지」대학 출판부가 공통으로 출판한 『새 영어 성서』(1천 8백 15면·9「달러」「95센트」)는 「히브리」어, 「아르미니아」어, 「그리스」어 원전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새로 번역한 것이다.
『새 영어 성서』는 또 상업적인 면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성서의 「신약」은 1961년에 발간되어 이미 7백만 부 이상이 팔렸으며 신구약 합본은 지난주 「에딘버러·세인트·가일스」성당의 특별제전을 계기로 인쇄되었고 구약판도 지난주 1백만 부가 매진 되었다.
미국에서도 월간 서평협회가 『새 영어 성서』를 올 봄의 특별 추천도서로 뽑는 전례 없는 조처를 취하고 있어 『새 영어 성서』의 인기를 짐작케 한다.
이 번역작업은 매우 세심한 노력이 집중되어 이루어진 것이다.
몇 권으로 된 이 성서의 원전은 먼저 한 전문학자에 의해 번역되고 다음에 번역위원회가 한 구절 한 구절씩 재검토, 공동의 의미 해석을 가하고 그 다음에는 문학위원회가 윤문을 맡았다.
이를 위해 「로만·가톨릭」과 유대교의 전문가도 참여했으며 따라서 모든 교파의 학자들이 이『새 영어 성서』를 찬양하고 있다.
「히브리」원전에서 생생한 현대 영어로 옮기는데 그 적합한 말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옥스퍼드」대의 「셈」계 언어학 명예교수이며 구약번역 지휘자인 「고드프리·드라이버」경은 『번역자들이 「히브리」숙어나 표현양식을 무리하게 따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성서의 현대어 번역계획은 l930년 영국에서 처음 시도되었으나 2차 대전으로 좌절, 그후 1946년 「스코틀랜드」 교회의 결의로 부활되었으며 48년 l월 영국의 신교 교회들과 성서협회가 「스코틀랜드」교회, 「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 출판부와 연합, 번역사업 추진 합동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드디어 이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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