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프로] '죽도록 … '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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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경남 진해시 여좌동. 진해여고 앞 담벼락에는 노란색 택시와 구형 버스 등이 줄지어 서 있다.

담벼락에는 빛 바랜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다. 길모퉁이 버스 정류장 간판에는 '서대문-서울역-불광동' 등 버스 노선이 적혀 있다. 이곳은 3월 1일부터 방송되는 MBC 새 주말극 '죽도록 사랑해'(극본 김운경.연출 소원영)의 제작현장이다.

'맹가네 전성시대'의 후속으로 방영하는 '죽도록 사랑해'는 1970년대와 그 이후 격랑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다. 주로 군산.전주.진해.나주 등지에서 촬영이 이뤄지는데, 서울에는 20~30년 전 시대 분위기가 남아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군에서 제대한 탤런트 이훈(사진 (右))이 평생을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우직한 청년 재섭 역을 맡았다.

재섭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여주인공 설희 역은 신인 탤런트 장신영((左))에게 돌아갔다. 재섭과 동갑내기 여고생으로 콧대 세고, 변덕스럽고,허영심 강한 여인이다. 재섭이 자신을 사랑하는 줄 알면서도 자신의 욕심 때문에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다.

'죽도록 사랑해'는 이들의 사랑 이야기 외에 독재 반대 시위, 가발공장 여공의 죽음을 불러온 YH농성사건 등 70~80년대의 암울상 시대상도 함께 그린다. 고시공부를 하는 재섭의 형 재국(이진우)은 친구가 준 러시아 민속음악을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연행돼 고초를 겪는다.

'서울의 달''한지붕 세 가족'등 서민 드라마를 집필해 온 김운경 작가는 "70년대는 가난하고 어려웠던 가슴아픈 시대였으나, 그 속에 따뜻한 정과 우애 그리고 유쾌한 낭만도 함께 있었다"며 "이 시대를 헤쳐온 우리 자신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개월간 인기리에 방송됐던 '맹가네 전성시대'는 23일 막을 내린다. 혼인신고를 하고 함께 살면서도 부모의 반대로 힘들어 하던 정재(류수영)와 은자(최강희)커플이 결혼식을 올린다. 두 커플을 행복한 눈으로 바라보는 규식(이재룡)과 금자(채시라)의 꼭 잡은 손에도 커플링이 끼어 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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