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부인」과 「게이샤」의 비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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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자경「오페라」단에 의하여 우리 나라에서 초연 되는 가극 「나비부인」은 작품의 주인공이 전통적인 예능을 갖춘 일본의 기녀(예자)이다. 무대가 일본으로 돼 있는 것도 그 때문이며 이번 공연에서 「프리마·돈나」로 현재 이본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사원미지자양을 특별 출연케 한 것도 그런 연유이다.
「푸치니」의 가극『나비부인』은 「벨라스코」(1859∼1931)의 동명 희곡작품에 의거하여. 작곡된 것이지만 그 희곡은「존·롱」(1861∼1927)의 소설 『나비부인』을 각색한 것이다.
이 소설이 미국의 잡지 「센추리·매거진」에 발표된 것은 1897년. 그 이국정서가 당시 사람들의 구미에 맞아 이 소설은 장기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소설은 장기주재 미국영사 「핀커튼」이 이국 일본에서 아름다운 기녀와의 결혼생활을 엮은 것인데, 동서의 문화교류가 지금처럼 빈번하지 않았던 때인 만큼 그 반향은 놀라운 것이었다. 어떤 평론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처음엔 「희희낙락하고」 그 다음엔 「쓸쓸하고」 마지막엔 저도 모르게 「눈물지을」만큼 여주인공 「나비부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작가 「롱」은 그 무렵 남편을 따라 장기에 살던 여동생한테 외국인에게 버림받은 한 일본 기녀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소설화 한 것으로 전한다.
가극『나비부인』의 대본은 당초에 3막 물로 그 제1막은 「나비부인」이 영사관을 방문하는 장면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푸치니」는 명지휘자 「토스카니니」의 제의로 3막을 2막의 2장으로 줄여 버렸다.
『나비부인』의 2막은 「벨라스코」의 희곡을 최대한 반영했다. 그러나 1막은 원작에 없는 결혼장면과 이어 사랑의 이중주를 「테마」로 삼았다. 「푸치니」는 「벨라스코」로부터 개편의 승낙을 받아 여러 번 개작했다.
「푸치니」는 자신의 「오페라」의 「히로인」을 사랑하곤 했다. 『나비부인』역시 그가 좋아하는 여성의 전형. 따라서 이 「오페라」에서도 아름다운 「멜러디」의 노래를 전편에 걸쳐 부르게 한다. 즉 「나비부인」역이 이 가극의 전부를 결정 할이 만큼 「프리마·돈나·오페라」의 결정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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