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고 어색한 의원 간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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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0....제주도까지 지방관서 연두 순시를 모두 마치고 서귀포에서 1박 한 박 대통령은 18일 아침10시 수행 기자들과 약 1시간에 걸쳐 차를 나누며 환담했다.
간담형식의 회견에서 지방관서 순시 소감을 묻는 첫 질문을 『차 마시는 시간이니 차나 마시면서 얘기합시다』라고 받은 박 대통령은 얘기가 국회정상화 문제에 미치자 『국회의원은 국회에 들어가야 하는 데 대통령이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한다니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반문.
이에 앞선 17일 순시에서 박 대통령은 『제주도가 관광지로 기후도 좋은데 음식이 나쁘다』면서 『양식이 한식보다 나은 것 같은데 한식도 잘 만들도록 하라』고 일렀다. 【제주=이억순 기자】 .
0....9·14 개헌안 처리 후 만 5개월만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얼굴을 마주 대한 여야의원들은 어색한 모습으로 악수를 나누었다.
공화당의원들은 의원총회를 하기 위해 차례로 휴게실과 본회의장으로 들어갔으나 신민당의원들은 바로 3층 신민당 원내총무 실로 직행했다가 늦게야 본회의장으로 내려갔다.
2시간 동안의 정부 측 「브리핑」이 끝난 뒤 사회를 맡았던 김진만 공화당 총무는 『총무단 합의대로 질의를 생략하겠다』고. 이에 대해 정해영 신민당 총무는『질의하기로 해놓고 딴소리를 하느냐』고 항의, 약 5분 동안 말다툼을 했지만, 김 총무는 『질의가 필요해서 다시 이런 모임이라도 하자면 응하겠다』면서 산회했다.
0....신민당은 18일의 여야의원 간담회가 국회정상화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회의명칭이나 참석범위·인책문제 등에 무척 과민했다.
정해영 총무는 이날 모임이 「간담회」가 아니라 「KAL기 납북과 그 일부승객의 귀환에 관한 보고 청취회」 라는 장황한 이름을 애써 붙였고 참석 범위도 처음에는 원내정무 위원과 원내 대책위원으로 제한했다가 뒤에 재경의원으로 바꾸었다.
신민당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당 대표 실에 모여 보고 청취후 대 정부 질문을 할 것인지, 관계장관에 대한 인책공세를 펼 것인지를 논의한 끝에 공식국회가 아닌 만큼 의문난 점을 묻기는 하되 책임추궁은 안 하기로 했다.
재경의원 30여명 중 맨 먼저 국회에 나온 김대중 의원은『하도 오랜만에 나오니 남의 집 같다』고.
0....조직정비 작업의 하나로 전국에 걸친 당내 「서클」을 조사한 공화당 사무국은 약 70개의 「서클」을 가려내 그중「서클」이라고 보기 어려운 20여 개를 제외한 유명무명의 「서클」 40개는 해체를 지시했다.
40개중에서도 「서클」다운 것은 10개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얼마 전 공화 구락부니 구양회니 해서 잡음이 있었던 뒤끝이라 이 「서클」 해체령은 야릇한 반응을 당내에 일으키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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