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빈 라덴 긴장해야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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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군사 활동 초기,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조그만 첩보가 군사 작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제 럼즈펠드의 이와 같은 판단은 그 어느 때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러와의 전쟁에서 있어 첩보 수집의 장애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특수 부대는 오사마 빈 라덴의 근거지로 접근하기 위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 기관의 관계자로부터 나온 가장 최근의 견해는 알 카에다의 리더가 살아 있으며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국경 지대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그간 대부분의 논의는 파키스탄 북서부에 위치한 자치권을 가지 부족 정권과 이 지역을 관통하는 어려움에 집중되어 왔다.

콜럼비아 대학에서 국제 관계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CIA 전문가이기도 한 로버트 예르비스 교수는 "빈 라덴은 좀 더 우려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어떤 사람들이 빈 라덴의 소재를 알고 있으며 다른 사람이 그를 밀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보상금을 내가 타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빈 라덴을 밀고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말한 바처럼 안전이나 돈을 중요히 여기기 시작한 아프가니스탄의 새로운 경향과 함께, 급속한 탈레반의 붕괴는 누군가가 미군 주도의 군 병력을 빈 라덴에게 인도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2천5백만 달러의 보상금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는 부족 전쟁과 유혈 투쟁의 역사는 이런 변화에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 왜냐하면 아프가니스탄인들은 배신할 경우 그 대가로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콜럼비아 대학의 리처드 베츠 교수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 자신 뿐 아니라 부인, 사촌, 그리고 처남을 포함해 가족 모두가 심각한 보복을 당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왜냐하면 비록 테러리스트 조직망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테러리스트 조직망에는 복수를 자청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테러리즘에 관한 전문가들은 빈 라덴이 위치를 자주 옮기고 밤에만 이동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추적을 따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보 기관의 관계자들은 람지 요셉(1993년 세계 무역 센터에 트럭을 이용한 폭탄 테러로 기소된 인물)의 재판 기록으로 미국 정보 기관이 위성 전화의 대화를 도청한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빈 라덴이 위성 전화 사용도 중지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빈 라덴은 점점 더 곤경에 처하고 있다. 한편으로 그는 대규모 병력에 의한 확실한 안전 보장을 도모하고 있지만 그러나 그는 여전히 추적을 피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이와 같이 모순된 목표는 문제의 복잡성을 심화 시키고 있다.

예레비스 교수는 "나는 빈 라덴이 어떤 방법으로 영원히 추적을 따돌릴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며 "그가 움직이지 않으면 않을 수록 추적에 걸려들 확률은 그만큼 적어진다. 또 빈 라덴이 방어력을 늘리면 늘릴 수록 그는 더욱더 파괴하기 힘든 표적이 되기는 하지만 동시에 발견하기 쉬운 목표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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