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간부들 돈 얘기엔 함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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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6일 하오 공화당 단독으로 내년도 예산안종합심사에 착수한 국회예결특위는 단독 국가답지 않게 밤늦도록 정책질의를 벌였다.
야당엔 눌려 평소발언을 재대로 못했던 공화당 의원들은 종합정책 질의에서만 12명이나 발언을 신청해 정책질의의 기간을 조금 연장하기로 했다.
특히 장장 1시간20분이나 발언한 이정석 의원은 『여지껏은 신민당 의원들이 잘 하니까 공화당의원들이 가만히 있었지만 공화당의원들이라고 정부만 두둔하는 건 아니다』면서 『이젠 국회의원 임무를 다해야겠다』고 기염. 그래서 어느 의원은 『우리가 야당이 됐을때를 대비해서 열심히 연습을 해두는 것』이라고.
국민에게 충격을 준 KAL기 납북사건을 추궁한 16일 국회본회의의 대정부질문은 정부측의 부실한 답변으로 무어가 무엇인지 모르게 어물어물 지나간 느낌. 질의에서 김용진 의원(공화)은 『국가 기강을 위해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될게 아니냐』고 따졌는데 정일권 총리는 『탑승객이 송환되어 진상과 책임소재가 드러나면 그때 조치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범행이 지난8일에 계획되어 세 차례나 연기되었다면서 사전에 탐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양정규 의원 추궁에 박경원 내부장관은 『사전에 탐지되었으면 사건은 미연 방지되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또 공화당 총무단은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내무위에서 계속토록 했는데 이상무 내무위원장은 『수사경위가 발표되었는데 무엇을 또 조사하느냐』고 딴전을 피웠다.
신민당은 자금 때문에 자칫하면 전당대화 때까지 사무국 기능이 마비될 위기.
신민당은 국민투표 때 당 중진들이 맡아서 갚기로 하고 외부에서 빌어쓴 2천만원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있는데다 요즘은 당 간부 중 상당수가 경상비조차 내지 않아 시·도 및 지구당 보조비·사무비 등 지출을 일제 중지한 초 긴축재정에도 불구하고 중앙당의 전화6대 중 2대가 요금체납으로 통화정지를 당했으며 「스팀」의 「보일러」를 끄고 몇 개 사무실에만 피우는 「스토브」의 연탄도 외상값이 밀렸다 해서 연탄가게의 돈 재촉이 성화같다고.
이 때문에 17일에도 국민투표 사후대책 11인위를 열었으나 간부들은 돈 얘기만 나오면 말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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