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우」는 안장이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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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티우」월남 대통령은 드디어 자신의 운명을 건 여당의 조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핍생활을 위한 수입 세율 인상 조처가 국회와 실업인의 반대에 부딪치고 「두옹·반·민」장군의 국민투표 주장 6개 정당 정치 연합 혼란 등 국내 정세 혼돈에 자극 이를 수·습하는 데는 강력한 정부 지지 정치 세력 긴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티우」대통령이 주창하여 결성된 6개 정치연합전선에서 이탈하는 정당이 생겨나고 상하원내 정부지지 세력으로 알려진 민진파에서 탈퇴하는 의원의 수가 불어났다. 또 중립주의를 부르짖는 거물급 정객들의 성명이 남발되어 하노이와「베트콩」이 이를 환영하는 방송을 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군장성과 「앙쾅」파 불교도에 인기가 있는 전 국가 원수 「두옹·반·민」장군(빅·민)이 『정부는 국민투표로 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발표, 정국을 혼미 상태로 몰아 넣었다.
이러한 정세하의「사이공」에 「티우」정당 창설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월남 소식통은 「티우」대통령이 2년간 숙고 끝에 드디어 단안을 내려 군인 중심으로 새 정당 조직에 착수했다고 평했다. 군 강경파와 「고·딘·디엠」파로 정치 기반을 굳힌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티우」대통령이 자신의 정치 조직을 갖지 않고 라이벌을 분산한다는 종전의 부정 전략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은 현 월남 정계의 혼미 상태에 기인한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 창당 공작에는 두가지 상반된 견해가 있다. 하나는 낙관적 분석으로 이제 「티우」도 자기 안장으로 말을 탈 때가 왔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다수의 월남민이 중립을 지켜 정부는 공산당 대항에 집념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미국이 수년간 숨을 들이켜 쉴 수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비판적 분석으로 「티우」가 군과 가톨릭의 세력을 업고 권력 유지에 몰두한다. 그러면 세론은 억압되고 현 군사 정권 연장을 꾀할 것이라는 것.
새 정당 규모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으나 탐문한 바에 의하면 ①디엠 정권 때의「칸·라오」당과 흡사하다 ②「티우」가 중심이 되고 지지 세력만을 흡수한다 ③군인이 핵심이 된다 ④당은 월남의 중요 「이슈」인 전쟁과 비공산 반대파 민족주의자에 강경책을 쓴다는 등의 성격을 지닐 것이라 한다.
이미 군대 안에 비밀 엘리트 조직이 있으며 노조조합·실업인·공무원·PSDF(자위대)등 여러 민간 「그룹」에도 조직이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전쟁에 질 수 없으므로「사이공」이 하는 일을 믿지 않을 수 없다는 계산을 「티우」대통령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티우」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간과할 수 있어도 월남군이 붕괴하는 것은 참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
만일 「티우」가 그의 운명을 군과 더불어 걸었을 때 미국은 자기를 버릴 수 없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키엠 수상 임명으로 「티우」대통령의 군을 「백·그라운드」로 한 당조직시안이 구체화한 것이라고 보는 측도 있다. 『사회의 안정은 군을 다스리는 데 있다」고 「티우」대통령이 평소에 말해왔으며 『강력한 내각보다 월남의 장래를 결정하는 항구적인 전환책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으로 미루어 군을 배경으로 한 당 창설은 「티우」대통령의 계획은 정치 역정으로 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티우」대통령은 미국인과 정치 라이벌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대한 방법론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확고한 신념으로 유동적 정치 변혁의 시기에 대처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과연 「티우」대통령이 감춰 쥐고 있는 카드는 무엇인지-그 「카드」에 「티우」정권의 운명이 걸려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이방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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