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값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작금의 물가경제가 악화되는 속도는 매우 심각한 것이며 시급한 대책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서민생활을 크게 위협할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말에 비하여 지난 9월 말 현재의 콩 값은 77.6%, 찹쌀 31.4%, 김 197.3%, 달걀 48.9%, 양배추 199.10%, 배추 55.6%, 무109.3%, 고추 72.8%, 소금 136.4%나 각각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고추의 경우에는 작년연말에 근당 1백30원 정도 하던 것이 지금 소매로 6백원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또 「프로판·개스」는 절품 상태이고 연탄 값도 개당 고시가격은 12원 50전으로 되어있으나 실지 산매 값은 16원 내지 17원에 이르고 있으며, 일부 지방도시에서는 20원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계절적으로 보아 각종 농산물의 수확기이므로 값이 떨어져 갈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값이 폭등하고 있으며 주요 공산품 값은 이와 병행하여 오르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물가동향은 원래 심리적인 요인까지 가세되는 것이기 때문에 적시에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시기를 놓쳐 수습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물가대책을 세우는데 시간을 천연함으로써 경제적인 물가상승요인 외에 심리적인 요인까지 가세하고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음은 우려할만한 일이라 할 것이다.
목란이 누누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 나라 경제는 물가상승의 경제적 요인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근본정책을 강력히 추진하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통화금융·환율·국제수지 등에 파급되는 충격요인을 완화시키기 어려운 실정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정세 하에서 김장철을 맞이하고 국민은 월동준비를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물가의 악순환이 학대될 가능성이 짙다.
이러한 물가동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긴급을 요하는 김장, 월동대책과 근본대책으로 구분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우선 당면한 김장과 월동준비에 직결되는 품목을 정확히 파악하여 적절한 수급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서민생활의 안정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 과열된 경제를 냉각시키기 위한 근본대책으로서 국제수지·투자 그리고 통화의 금융대책을 서둘러 조정해 가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