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테마별로 희비 엇갈린 펀드들 와인·한우·홍삼펀드는 아예 사라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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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호 20면

최근 금융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펀드별로 희비가 갈리고 있다. 투자 대상과 투자 국가에 따라 수익률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19일 펀드평가회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투자 테마(분야)는 해외 금융사 주식에 투자한 해외 금융펀드였다.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누적 수익률은 20.7%에 달했다. 국내 금융사들에 투자했던 펀드들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2.4%로 떨어져 대조적이다. 수익률 2위는 지배구조가 우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SRI(사회책임)펀드(12.6%)였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짠 녹색성장펀드(12.3%)가 그 뒤를 이었다. 프라다나 LVMH같은 명품 브랜드 회사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들의 올 평균 수익률도 9.9%로, 불황기에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수익률(86.4%)과 비교해볼 땐 올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악화됐다. 8.9%의 수익을 올린 컨슈머(소비재) 펀드 역시 극심한 내수 불황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같은 분야에 투자하더라도 국내·해외 기업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갈렸다. SRI펀드 중 국내 기업에 투자한 펀드들의 수익률은 -9.5%로 해외SRI 펀드와 수익률 격차가 22% 이상 났다. 녹색성장펀드도 국내와 해외기업 간 수익률 격차가 21%나 됐다.

올 들어 수익률이 가장 나빴던 것은 금(金)펀드였다. 펀드업계에선 금값 약세의 여파가 펀드에도 고스란히 미쳤던 탓으로 분석했다. 7월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금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10종의 평균 수익률은 -27.5%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2월 말 온스당 1674.8달러(뉴욕상품거래소 기준)였던 국제 금값이 18일(현지시간) 1284.6달러로 23%가량 하락한 것보다도 더 떨어진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를 정면으로 맞은 원자재펀드의 수익률(-17.7%)도 부진했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아예 종적을 감춘 펀드도 적지 않다. 와인·한우·홍삼펀드 등은 저조한 수익률로 펀드 자체가 아예 없어졌다. 프로야구단을 가진 그룹주에 투자하는 프로야구펀드나 농촌 관련 산업주에 투자하는 귀농귀촌펀드 등과 같은 이색 펀드들도 수익률은 -1~-5%대로 부진했다. 삼성증권 한정 선임연구위원은 “실물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 펀드는 없다”며 “특정 펀드로 돈이 몰린다고 해서 그저 따라 가입할 게 아니라 시장 전체의 흐름을 따져서 신중하게 투자해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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