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조남철·조치훈 가문, 6번째 프로기사 배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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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영재 입단한 최영찬(왼쪽)과 아버지 최규병 9단.

한국 바둑 최고의 명문가인 조남철-조치훈 가문에 또 한 명의 프로기사가 탄생했다. 지난 주말 끝난 제2회 영재입단대회에서 입단에 성공한 최영찬(13·충암중2)군이 그 주인공인데, 최군은 한국기원 프로기사회장을 맡고 있는 최규병 9단의 아들이다. 15세 미만이 출전 자격을 갖는 영재입단대회는 중국과 대항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것으로 첫해 신진서(13)-신민준(14) 2명이 관문을 통과해 많은 기대 속에 성장 중이다. 올해는 설현준(14·충암중2)군이 최영찬과 함께 입단했다.

 한국 현대바둑의 개척자인 조남철 9단은 전북 부안이 고향이며 7년 전 타계했는데 직계 중에 프로기사는 없다. 그러나 조 9단의 친형인 조남석옹의 큰아들이 조상연(72) 7단이고 막내아들이 일본 바둑을 통일했던 조치훈(57) 9단이다. 치훈은 5세 때 숙부 조남철의 손을 잡고 일본으로 떠났는데 이때 한국에선 유망주였던 상연씨도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일본으로 간다. 일본기원 7단이었다가 현재는 은퇴했다.

 조남석옹은 두 아들을 일본으로 보낸 데 이어 외손자들에게도 바둑을 가르쳐 프로기사의 길을 걷도록 했다. 최규병(50) 9단은 어려서 외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입단대회에 출전했고 12세 때 관문을 통과했다. 최규병의 이종사촌인 이성재(36) 9단도 15세 때 프로의 길에 들어섰다. 다만 최규병은 부모의 방침에 따라 대학 졸업 때까지 프로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 바람에 대성에 이르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이번 영재입단대회 때 최규병 9단은 시종 아들 영찬의 대국을 지켜봤다. 설현준에게 져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10승2패의 성적으로 입단이 확정되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조남철 가문의 프로기사는 이로써 6명으로 늘어났다. 9단이 4명이고 7단과 초단이 1명. 모두 44단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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