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몽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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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파리」의 석간「르·몽드」는 가장 많이 읽히거나 가장많이팔리는 신문도 아니고 오랜역사를 가진 신문도 아니다.
25년의 역사에 발행붓수는50만이 채못된다. 그러나 이 신문은「프랑스」최고의 지식인과몇몇 공산권을 제외한 전세계「엘리트」들에게 읽히는 신문이다.
「르·몽드」는 1944년12윌18일「르·탕」(Le Temps)의 후신으로 첫호를 발간하였다. 「르·탕」과 같은 체제에 같은 체제에, 같은 편집자들에의해 창간된「르·몽드」는 독자들에게 그리 좋은첫인상을수지못했다.
왜냐하면 1861년 창간되어 2차대전직후에 폐간된「르탕」은 외무성의 비공식기관지였으며당시의「프로테스탄트」층의 대변인노릇을 해왔기때문이다.
그러나「르·몽드」의 창설자인「위베르·뵈브·메리」와「쿠르탱」씨는 독자들의 냉대에굴하지않고 독자들의 뇌리에 새로운 인상을 심어주기위해 전력을 다했다.
「르·몽드」는 창간동기나 목적이 다른 신문과는 달랐다.
어느 당호에의해 발간된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튼튼한 자본을 갖고 시작한신문도 아니다.
현사장이며「르·탕」의「프라하」특파원을 지낸「뵈브·메리」씨는「프라하」불란서연구소법률과장으로 일하다 1932년「르탕」특파원이되어 맹활약을 하였으나「뮌헨」조약이 체결되자 이에 반대하여 1938년「르·탕」을 떠났다.
창간초에 드골지지
그러나 전쟁이끝나자 자신이 언론창달에 앞장서기로 결심, 사재를털어 몇몇독지가의도움을받아「르·몽드」를창간한것이다.
창간초엔「드골」정책을 지지한 탓으로「뤼마니테」를 비롯한 좌익신문에 의해 정부기관지 혹은 극우지라고 호되게두들겨 맞는가하면「나토」창설을 반대하여 공산당신문으로 돌리기도했다.
「르·몽드」기자의 월급은 10년전만해도 2백「달러」를 넘지믓했고사장이도보로출근했다.
그러나 정론을 굽힐줄 모르는「뵈브·메리」사장의 양심과 양식있는 기자들은「르·몽드」의 박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바른말을 할수있는신문, 어느 정치노선에도 편파적이아닌 독립된 신문을 만들기위해사주같은입장으로 만난을 극복했다.
창간직후「르·몽드」는 2백80개주를 가지고 있었다. 2백개주는 창간당시의 회원의몫이며나머지 80개의 주를 기자들에게 분배했다.
얼굴안변하는 신문
그동안 주식분배문제가 말썽이 되어오다가 작년부터기고우위로 재분배되었는데 새주는1천주로늘어났으며 기자들에게4백, 창설회원4백, 특파간부90, 나머지 1백10은「자크·포베」편집국장 및「소바조」국장대리의 몫으로 나눠졌다.
그던데 이 주는 실질적인이간이 큰게아니고 극히 상징적인것이지만 기자와사원들의 경영에의 참여의식을 높이고 있다.
「르·몽드」를 흔히 얼굴이변하지않는 신문이라고들말한다.
4년을 두고봐도 지면편집엔 거의 변화가없다. 사문도 없고「컷」도없다.
창간당시 돈이없어 사진제판 시선을 갖추어 사진을 실리지 못한 것이 하나의 부통이 되어버려 오늘날까지 한번도 사진을실린적이없다.
국제문제 가장중시
「텔리비젼」과「칼라」인쇄가선명한 잡지들이 발달한 현재에와서 새삼스fp 인물사진이나사건사진을 아까운 지면을 할애해가며 실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르·몽드」측의 말이다.
그리고 사건사진은 흔히 과장되기쉽고또「르·몽드」독자들의 요구도없으니아마영원히 사진은 안싣게될것이라고말한다.
「르·몽드」는 답답할 정도로 흥분하지않는 신문이다.
타지의 지면엔 폭소가 터져나와도 웃지않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도 성내지않는 냉담하고 차분한 신문이다.
「르·몽드」독자들도 이신문을 결코 재미가있어 읽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르·몽드」는 국제문제를 가장 중시하는데 독자의 70%가 사설과 국제문제난을 읽고 있다.
국제문제는 서구·동구·아세아·중동「아프리카」·북미·남부로 세분해서 다루고있으며국내문제에는 자그마한범죄·사건기사는 거의 싣지않고「스캔들」도 거의없다.
해설하는 신문으로
오늘날 TV의 발전으로 신문들이 크게 타격을받고있는데 유독「르·몽드」만이부수가증가되고있다는사실은주목할만하다.
흔히「라디오」는 박식을 전하고 TV는 보여주고 신문은 해설한다고말한다. 「르·몽드」야말로 박식을 가장 충실히 설명해주는 신문인것이다.
1956년「맨치스터·가디언」지가『「르·몽드」는 그아무것으로도 대체할수없는「프랑스」의 하나의 국가기관이다』라고 말했듯이「르·몽드」는 명실공히「프랑스」의 제4부의위치를 확고부동히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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