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2) 서울의 나루터|박광서 <중앙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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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울의 사당동 나루터에서 출근길의 도선객 7명이 익사한 사고가 지난 주말에 발생했다. 이른바 4백50만이 사는 서울특별시 안에서 아직도 나루터가 10여군데나 되고 그 나루터에서 출근길을 재촉하던 시민이 익사하다니, 씁쓸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새삼 수도권에 사는 시민으로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첫째, 당국은 이 사고의 지역 변두리는 1개월 전부터 침수되었다는데 이에 대한 단기적인 대책마저 소홀히 하고 있었던 것은 아무리 새로운 도시 개발 계획 때문이라고 하고 중점적인 시책 때문에 돌발적이며 그 가치로 보아서 자그마한 시책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하지만 그 결과로 보아서 너무나 큰 충격을 시민들에게 주었던 것이다.
둘째로, 물에 갇힌 주민들에 대한 긴급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증거로서 배를 타는 일정한 장소도 없이 내버려두어서 결국은 바쁜 출근길의 사람들의 애원을 들어주다 보니까 인원 초과를 한데다가 기술 부족이 겹쳐서 이러한 불상사를 일으켰다고 볼 수 있으며 셋째로, 물론 사고 후에 긴급히 새 도로 건설 명령이라든지 죽은 사람에 대해서 1구에 2만원, 가구 당 쌀 2가마라는 사후 대책이 강구는 되었지만 이러한 사후 구제는 사전의 예방적 대책의 100분의 1도 못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평소에 사회 개량 시책이라든지 시설의 체계적 결함에 대한 대책을 종합적이고 장기적으로 강구하지 않고 그때 그때의 형편에 따라 장님 주먹구구식으로 행하는 사후 대책은 불필요한 경비만 늘릴 뿐이며 그 성질에 있어서 소극적이며 효용이 적다하겠다.
심지어는 사고 후에야 비로소 수해 경계령을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통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상시의 관민의 적극적이고 과학적인 예방 대책이 매우 아쉽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의 고귀함을 인식해야 한다. 전세계의 주시 하에 성공적으로 끝맺은 아폴로 11호의 경우 그용의 주도한 계획성과 위험에 대한 사전 대비의 면밀성과 성실성을 본떠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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