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성장과 대외 의존의 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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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제개발5개년계획 평가교사단은 68년도 경제의 평가분석에서 많은 문제점을 제시하고 그 시정안을 건의했다. 22일 내각조정실에의해 대통령에게 보고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당면문제로서 ⓛ식량자급과 농가소득의 향상 ②수출진흥과 국제수지개선 ③소비규제와 저축증강 ④물가안정과 유통구조개선 ⑤재정금융정책의 상호보완 ⑥외자도입의 질적 개선등을 들고 있다.
오늘날 고도성장 정책의 성과에 비례해서 그 여파가 심각하게 축적되고있는 반작용에 대해 각계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견해가 속출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바라 할 것이다. IBRD의 평가가 이미 많은 문제점을 제시한바 있고, 지난번 IECOK (대한국제경제협의체) 총회도 그와 비슷한 비판을 가한바 있다. 이런 일련의 평가는 앞으로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많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더하여 평가교수단도 표현은 부드럽지만, 그내용은 대동소리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는 보고 싶다.
우선, 국제수지 문제의 심각성은 삼척동자라도 느낄수 있을 만한 것이라 할 것이다. 68년의 수입규모가 14억「달러」수준에 이르러 65년의 3배, 66년의 2배로 늘었으며 그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이상 상태를 빚고있어 자칫 잘못하면 국제수지의 파국을 초래시킬 염려가 있음을 직시해야 할 줄로 안다. 이에대해서 평가교가단은 수입억제·수출촉진이란시정안을 건의하고 있지만, 그것을 실현시킬 구체적 수단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수입증가는 불건전한 외자도입과 산업정책의 산물이므로 이를 시정하는 길은 과거를 오유화시키는 것과 다를바 없는 것이다. 들여온 자본재는 자본재에 적합한 원료의 수입을 유발시킬뿐만 아니라 부실 기업화를 막아주기위해서 그제품 소비를 촉진시켜야는 모순을 파생시키는 것이다. 이런 모순의 「메커니즘」을 제기시킨 것은 성장율 위주의 외자도입·산업건설 정책이므로 과거지사에 속한다. 만일 그러한 산업구조를 방치하고 수입을 억제할 때 가동율 저하, 부실기업의 속출, 원리금상환 부진, 성장률 후퇴라는 도로를 자초한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한편 수출면을보더라도 69년 1·4분기의 수출실적은 수출증가율이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같이 보인다. 이런 정체화 경향은 가공품의 우회도 향상이나 양산체제의 확립만으로 극복될 성질의 것이라 할수는 없다.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환율과 물가의 「갭」이 국내물가상승으로 확대 일로에 있다는데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환율조정을 전제로하지않는한 수출 정체화 경향을 시정할 수는 없다할 것이다. 더우기 고도성장 정책을 근본적이며 명시적으로 재조정하지않는한, 국내물가의 상승을 억제할 길은 없는 것이므로 환율과 물가의 「갭」은 확대될 수 밖에 없고, 그 결과 수출「드라이브」정책의 성과는 더욱 축소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런 수출상의 모순을 해결시키기위해 환율을 조정한다면 그것은 다각적으로 국내 물가를 악화시킬 뿐만아니라 외자의 「원」화부채를 팽창시켜 대불파동을 유발시키고 통화금융정세를 근본적으로 교란시킬 염려가 있는 것이다.
이와같은 일련의 근본적 모순은 시일을두고 해소시켜 갈 수밖에 없는것이며 모순의 해결을 위한 정리기간이 필요한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경제기반의 정리를 단행하여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기할 것이냐, 아니면 많은 모순을 내포한채 고도 성장정책을 밀고나갈 것이냐 하는 정책적 기로에 서있다할것이나, 합리적인 정책을 기준으로하려한다면 전자를 택하는 것이 옳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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