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계획의 현실적기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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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76년의 GNP규모를 1백30억「달러」로 잡는 제3차5개년계획의 주요지표를 발표했다. 76년의 수출목표28억「달러」, 수입31억「달러」, 투자율 24·5%, 국내저축율 22·1%, 해외저축율 2·4%등 매우 비약적인 양상이라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양상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항은 오늘의 경제동향과 그뒤에 숨어있는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그런 구상을 합리화시켜줄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 할것이다.
본란은 고도성장의 여파에 대해서 누누이 지적한바 있고, 그 여파를 수습하는 일이 우리의 지속적성장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누누이 주장한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1, 2차계획의 통계적성과를 단순히 연장하는 방식으로 제3차계획의 주요지표를 만든것 같으며, 현실경제의 저류에 흐르는 본질적인 문제를 의식적으로 회피한 흔적을 보이고 있음을 우리는 유감으로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이미 IBRD도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본질적모순을 지적하고 있는 실정에서 오직 정부만이 통계적연장에 만족하고 있는 이유를 우리는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IBRD는 고율투자정책의 지속은 「인플레」를 유발시킬 것이며, 해외저축 의존도를 높여, 결국 70년대 후반에는 외자의 원리금상환율이 상품및 용역수출의 33%까지 확대될것임을 경고한바있는 것이다. 또 일부 고속도로의 비경제성을 위시해서 종합제철건설문제, 환율문제, 그리고 자본재및 원자재수입 의존도가 90%에 이르는 공업구조문제, 환율의 적정화없는 수출의 곤란성등을 지적하고 있는 실정이다.
IBRD의 이와같은 지적은 본란에서도 누누이 지적한 사항으로서 한국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할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하고있다.
첫째, 24·5%의 평균투자율을 지속시켜 고도성장을 이룩하게 한다면서 외자의존율을 76년에 2·4%로 인하시킨다는 생각은 허구에 가깝다. 오늘날 총투자의 5% 수준을 외자에 의존하고있는 우리가 원리금상환압력을 견지고서도 또 KFX로 필요한 시설을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실로 엄청난 변혁이라할 것이요, 이는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것이다.
둘째, 고도성장은 필연적으로 「인플레」를 누적적으로 진전시키기 마련인데 물가상승율을 3%로 억제한다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환율과 물가의 「갭」확대로 오늘날 수출둔화현상이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며 수출을 28억「달러」로 높여가는 과정에서 환율은 엄청나게 상승하지 않을 수 없는 필연성이 있는것이다.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물가상승율을 3%로 억제한다는 것은 분명히 하나의 희화라고 할수 밖에 없다.
세째, 수입증가율을 년율10%로 잡고서 고도성장을 기한다는 것도 현실적인 기반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IBRD의 지적을 기다릴 것도 없이 자본재 및 원자재수입 의존율이 90%에 이르는 경제에서 고도성장은 곧 고율수입을 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도성장·저율수입을 기한다는 것은 부기적인 국산원료의 뒷받침을 예상하는것 일것이다. 그러나 솔직이 말하여 획기적인 국산원료 사용방도는 없다고 보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며, 또 엄연한 현실이다.
끝으로 수출목표 28억「달러」의 달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비록 국내산업의 능력이 뒷받침된다하더라도 환율의 계속적인 상향조작을 수반하지않은수 없을 것인데, 그것이 국내금융에 미칠 파동효과를 어떻게 수습할것인지도 문제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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