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VS 수입차, 비슷한 가격대선 막상막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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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가격대 국산차와 수입차의 간격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체급 차이도 크지 않고 편의장비도 막상막하다.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와 수입차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현대 싼타페 2.2 4WD 익스클루시브와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 컴포트를 비교해 봤다. 가격은 싼타페가 3637만원, 티구안이 3690만원으로 53만원 차이. 3000만원 중반대 차를 사려고 한다면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차이다. 각종 세금과 부대비용도 든다. 그러나 이 역시 차 값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총 구입비용엔 큰 차이가 없다.

 자동차세는 배기량에 따라 부과된다. 국산이나 수입 또는 차 가격과 상관없다. 배기량 1600㏄ 초과의 경우 1㏄ 당 200원이다. 따라서 배기량 차이만큼 200원을 곱해보면 답이 나온다. 다만 자동차 보험료는 티구안이 더 높다. 수입차의 부품과 공임이 아무래도 비싼 까닭이다. 대신 티구안을 사면 엔진 오일 등 소모성 부품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이 나온다.

 대부분 국산차는 같은 가격대 수입차보다 체급이 높다. 싼타페와 티구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덩치로 비교하면 티구안의 맞수는 투싼 iX다. 싼타페는 엄연한 형뻘이다. 티구안보다 260㎜ 길고, 70㎜ 넓다. 반면 키는 25㎜ 작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앞뒤 바퀴 사이의 거리(휠베이스)도 싼타페가 96㎜ 더 넉넉하다. 게다가 싼타페는 티구안엔 없는 3열 시트까지 갖췄다.

 엔진은 둘 다 직렬 4기통 디젤 터보다. 배기량은 싼타페가 약 0.2L 더 높다. 출력 차이는 꽤 벌어진다. 싼타페가 200마력, 티구안이 140마력이다. 최대 토크도 싼타페 44.5㎏·m, 티구안 32.6㎏·m로 11.9㎏·m 차이가 난다. 하지만 출력과 토크만으로 성능의 우열을 가릴 순 없다. 싼타페의 덩치가 한 수 위인데다 무게가 95㎏나 더 나가는 까닭이다.

 차체와 파워트레인의 궁합은 공인 연비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싼타페가 12.4㎞/L, 티구안이 13.8㎞/L다. 체급이 다르긴 하지만 티구안의 효율이 싼타페를 앞선다. 차체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동력손실이 적은 데가 7단까지 쪼갠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품은 덕분이다. 나아가 운전 습관에 따라 실제 연비의 차이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편의 장비는 국산차가 더 좋은 편이다. 싼타페에만 있는 편의장비는 무릎용 에어백, 압력 감응형 서스펜션, 브레이크 보조장치, 후방 카메라, 통풍 시트, 스티어링 휠 열선, 하이패스 단말기 등이다. 티구안에만 있는 장비는 메모리 시트, 뒷좌석 송풍구, 주차 보조 장치,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 등이다. 내비게이션과 파노라마 선루프는 티구안에선 기본, 싼타페에선 옵션이다.

 기아 쏘울 1.6 VGT와 닛산 큐브 1.8S의 비교도 흥미롭다. 가격은 쏘울 1960만원, 큐브 2240만원으로 280만원 차이. 덩치는 쏘울이 140㎜ 길고, 90㎜ 넓으며 80㎜ 낮다. 엔진은 둘 다 직렬 4기통인데, 쏘울은 1.6L 디젤 터보, 큐브는 1.8L 가솔린이다. 출력과 토크는 쏘울이 각각 8마력, 9.7㎏·m 높다. 연비 역시 쏘울이 14㎞/L로 12㎞/L의 큐브를 앞선다.

 그런데 국산과 수입차 사이엔 수치나 장비만으로 따지기 힘든 차이가 있다. 가령 운전 감각은 큐브가 한층 반듯하다. 쏘울은 부드러운 승차감을 뽐내지만 고속주행 성능은 큐브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현대 싼타페와 티구안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성능의 우열보다는 취향에 따른 차이로 차를 고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괜찮을 만큼 국산차가 성장했고, 수입차는 대중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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