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위기가 던지는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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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프랑」및 「마르크」화의 평가조절설에 발단된 새로운 국제통화위기는 일단「프랑」화 평가절하로 낙착될 전망이나 그 절하폭이 다음단계의 관심사이며 예상외로 절하폭이 커지면 「파운드」의 추가절하를 거쳐「달러」에까지 「쇼크」가 번져갈 가능성도 남아있다.
「프랑」이 절하를 감수하게된 이유로는 불란서가 한때 60억불을 기록했던 대외준비가 40억불이하로 내려섰고 서독은 70억불에 육박하는 대외준비의 증가로 보아 쉽게 이해할수가 있다. 현재로서는 「프랑」화가 절하될것은 거의 틀림없으나 절하폭에대해서는 여러 갈래의 추측들이 나돈다.
「파리」의 석간지들은 「드골」대통령이 『10%이하의 절하에 동의했다』고 보도했으며 구체적으로는 7%라는 수자도 나와있다. 그러나 경제전문지들은 10%내지 14%선을 예측하고 있다. 이 절하폭은 14% 이하라면 「파운드」, 따라서 「달러」에 대한 파급효과를 최소한에 멈출수 있게 하지만 그 이상이되면 「파운드」가 뒤따라 절하되고 「달러」를 크게 동요시키는 심각한 「쇼크」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것이다.
따라서 절하폭의 상한은 12·5%이며 대체로 10%내의가 되리라는 일반적 관측이지만 일부에서는 「드골」대통령의 기질로 보아 「파운드」「달러」를 포함한 국제통화제도 개혁을 위해 14%이상을 절하할지도 모른다고 보고있다.
절하폭에 따라 영향의 범위도 달라지지만 절하자체는 불란서기업들의 수출조건을 유리케하고 반대로 수입품가격은 비싸진다. 그 결과 수출과 관광수입등은 늘어나지만 수입은 줄어 국제수지를 호전시킨다는 것이 절하의 원칙적 논리다.
그러나 불란서의 국내물가가 뛰고 특히 EEC지역의 농산물가격이 「달러」로 고정되어 있기때문에 음식물가격은 절하폭만큼 상승한다.
그런데 이 「프랑」절하를 통해 불란서의 해외시장경쟁력이 강화되면 경쟁하고 있는 「파운드」의 입장은 약화되고 따라서 영국의 국제수지가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영국정부는 초긴축 정책을 채택 실시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새 수입억제법을 제정하고 소비재판매세인상등이 그것이다.
이렇케 「프랑」절하의 대외적 영향은 절하폭에 따라 그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프랑」화가 절하되면 우리나라는 ▲28만불에 해당하는 보유「프랑」의 가치가 절하폭 만큼 떨어져 약간의 손해를 보게되나 ▲외자도입면에서는 6천6백42만불의 대불차관등 「프랑」화 표시인 팔당수전차관 1천2백50만불의 상환부담이 줄어들뿐 그밖의 불화표시차관에는 영향이 없다.
또한 ▲수출도 올들어 9월말현재 대불수출이 겨우 백69만불에 불과한만큼 타격이 있을 것도 없으나 불란서의 중동및 「아프리카」지역 수출경쟁력이 강화되면 우리의 이지역 시장개척에 영향이 있으며 ▲기타지역에 비해 대불수입조건은 유리해지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주요 대상국인 불란서의 차관을 도입하는 것도 더욱 어려워진다. 즉 「프랑」절하의 동향은 한불간의 직접적 관계에서보다는, 절하가「파운드」,「달러」에까지 「쇼크」를 줌으로써 우리가 직면하게될 반사효과에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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