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를 빛낸 「재빠른 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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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울진·삼척=현지 취재반】공비소탕작전이 시작된 후 최대의 집단 사살 전과를 올린데는 부락민인 한 예비군의 재빠른 신고가 큰 역할을 했다.
8명을 사살한 육군 모 부대 2개 소대는 부락민인 예비군의 신고가 있자 이틀 밤낮을. 영하 12도의 얼어붙은 산꼴짜기에서 지새우며 불뿜는 사격전을 벌인 끝에 전과를 올렸다.
○○지구에 자리 잡았던 모 부대 수색 부대에 급보가 날아든 것은 지난 10일 밤8시25분.
「무장공비 3명이 산에서 내려온다』는 예비군인의 신고가 있었다. 중대장 권운집 대위가지휘하는 2개 조의 수색대는 어둠을 헤치면서 ○○부락 동쪽 4킬로 지점 산골짝에 잠복했다.
밤10시쯤이었다. 하룻밤을 꼬박 지냈으나 어둠 때문에 공비 흔적을 볼 수 없었다.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11일 낮1시30분픔 ○○산기슭에 중대장과 떨어져 수색하던 김영천 소위 수색조는 산 중턱 눈 위에 4, 5명으로 되어 보이는 발자국을 발견, 포복해나갔다. 나무 타는 냄새가 났다. 인기척이 났다. 동굴이 하나 있고 공비들이 그 속에 숨어 있는게 틀림 없었다.
김 소위와 2명의 대원이 바싹 접근, 수튜탄을 동굴로 집어넣었다. 이때였다. 난데 없이 오른쪽에서 자동소총으로 집중 공격을 해왓다.
분대장 윤흥경 하사와 유상기 일병이 총알같이 그쪽 적을 향해 돌진했다.
수류탄과 소총의 불뿜는 소탕전이 벌어졌다. 연락을 받은 중대장 권 대위가 전 대원을 이끌고 도착한 것이 하오 4시 쯤-
M79유탄 발사기로 동굴을 집중 사격, 적을 고정시킨 후 투항을 권고했으나 계속 반항하는 공비들은 동굴에 던져진 수류탄 2발이 폭발하면서 조용해졌다.
이때 동굴을 향해 돌진하던 분대장 윤 하사는 적의 집중 사격으로 전사하고 유 일병은 관통상을 입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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