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미성·안정된 창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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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26일 국립극장에서 있었던「테너」조영호씨의 독창회는 악단의 큰 기대 속에 열려 미성의「테너」로서 그 이름을 기억하는 많은 「팬」 들을 열광시켰다.
미국의 「피츠버그」와 「뉴요크」 에서 성악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그에게 2년이란 세월은 매우 귀중한 것이어서 미국악단에「데뷔」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고 본다.
좋은 악기를 스스로 지닌 그의 무대에서의 첫 인상은 친근감을 주었으며 밝은 소리의 「어택」 에서 오는 명확한 발음은 청중에게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또한 여유 있는 호흡 법에서 다듬어진 고음과 중음 그리고 저음과의 부드러운 연결은 아름다운 노래를 구성하는데 가장 중요한「프래싱」인데 그는 분명히 이것을 갖고 있어 청중으로 하여금 마음놓고 들으며 즐길 수 있게 한다.
전에 비해 윤택해진 저음은 노래의 폭을 주어 첫번 「스데이지」 인「퍼셀」의 노래에서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었고 「브람스」나 「프랑스」 「이탈리아」의 가곡에 있어서는 그의 연구 과정을 보여주어 흐뭇하였다.
한편 「마스네」 작곡 「오페라」 「마농」 에서 보여준 그의 「오페라·싱거」로서의 역량은 의심치 않으나 알맞는 「래퍼터리」선정이 그의 보다 큰 성공의 「키」 가 될 것이다.
그의 외국에서의 활약을 기대하며 다음 귀국. 독창회에는 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노래를 들려주기 바란다.
이번 연주에 좋은 반려자가 되어준 「피아니스트」 이성균씨의 협조에 다시금 경의를 표한다.
땀을 흘리고 부채질을 하며 음악을 들어야 하는 국립극장의 시설이 하루속히 개선되기를 바라며…. <성악가·조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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