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포크댄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 「포크 · 댄스」란 말은 들었어도 보고 어울려 본 적은 없었다. 큰마음 먹고 이번엔 꼭 가보기로 했다. 그러나 신문에 발표되고 그것도 무료라니 나 같은 풋내기는 아예 발붙일 틈도 없을 것 같아 망설이다가 좀 늦게 가보았다. 뜻밖에 여자들만 대 여섯명이 휑한 강당분위기를 감싸고있었다. 남자 두세명이 어색하게 서 있고.
○…잠시후 시작되었다. 끝날때까지 남자들은 마치 국민학교 1학년들 마냥 엉망이나 순순히 강사의 지도하는 대로 따랐다. 몇사람의 남녀가 도중에 왔다.
나는 생각보다 너무 손발이 말을 듣지 않고 부자연스러웠다. 내 몸짓의 부끄러움을 헛웃음으로 넘기려했지만 오히려 더 쑥스러웠다. 그러나 나에겐 새로운 즐거움과 힘을 주었다. 딴사람들도 천진스럽게 보였다. 시간이 갈수록 분위기는 자연스러웠다. 이런 모임을 자주가졌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되면 젊은 남녀가 마음 가볍게 참석 할 수 있고 널리 퍼지게 될 것이며 건전한 오락과 운동의 구실도 할 것 같다.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건전하고 자연스럽게 서로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드물다. 아무리 자신만만하던 친구도 여성들 앞에서는 어색해지는 수가 많다. 나는 가슴을 펴고 「스탭」을 밟듯 가벼운 걸음으로 밤거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강동운·27·공무원·부산시초량동612>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