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한 복고, 그게 우리 스타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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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테이프 파이브는 서울재즈페스티벌 둘째 날인 18일 오후 3시 메인 무대에 오른다. 위 사진과 같은 복장을 하고 최근작인 ‘스윙 패트롤’ 앨범 수록곡을 포함한 히트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왼쪽부터 베이스·드럼·트럼펫·보컬·보컬·색소폰·키보드. [사진 Tape Five]

부처님 오신 날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페스티벌 시즌이 시작된다.

17, 1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2013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올해 7회째를 맞은 역사에 걸맞게 제프 버넷, 영국 팝가수 미카, 아일랜드 포크록 가수 데미안 라이스, 노르웨이 포크 듀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등 이름난 뮤지션들을 앞세웠다. 하지만 ‘재즈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출연진 중 가장 신선한 그룹은 테이프 파이브(Tape Five)다. 리더 마틴 스트라타우즌을 e-메일로 인터뷰했다.

 테이프 파이브는 유럽 광고 음악계 히트 프로듀서인 독일인 마틴을 주축으로 2007년 결성됐다. 마셀 리차드(드럼), 군나르 네스티로브(더블 베이스), 바딤 레크티오노브(퍼커션), 디미트리 마키탄토브(트럼펫)에 율리트 토파즈 등 여러 명의 보컬들이 어우러진 다국적 프로젝트 밴드다.

재즈·보사노바·스윙·라틴·레트로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되 각 장르가 전성기를 이뤘던 시대의 분위기에 현대적인 해석을 덧붙여 보여준다. 요즘 화제가 된 이효리의 ‘미스코리아’ 뮤직비디오에서 보이는 섹시한 복고풍 흑백 이미지에 재즈 빅밴드의 음악을 묶어놓은 그룹이라 설명하면 이들을 상상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이번이 첫 내한공연이다.

1 ‘Swing Patrol’(2012년)=40년대로부터 영감을 받은 정규 4집. 최근작이다. 2 ‘Tonight Josephine’(2010년)=정규3집. 첨단 기술로 재구성한 펑키 사운드. 3 ‘Bossa For A Coup’(2008년)=레트로·스윙·재즈·팝이 어우러진 라운지 음악.

 -앨범마다 영감을 받은 시대나 장르가 조금씩 다른 듯한데.

 “그런 결론을 내려줘서 고맙다. 어떤 앨범이든 테이프 파이브의 노래는 따뜻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으로 작곡해 쉽게 즐기고 들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슬로 세레나데’란 곡은 80년간 누구도 하지 않았던 스타일이다.”

 -어떤 뮤지션을 좋아하는지.

 “퀸시 존스를 제외하고는 다 돌아가셨다. 헨리 멘시니, 레스 박스터, 글렌 밀러, 베니 굿맨, 딘 마틴, 페레즈 프라도, 장고 라인하트, 밥 말리를 좋아한다. 그리고 프랭크 자파!”

 -흑백영화 화면을 활용한 뮤직비디오가 이색적이다.

 “점성학에 따르면 수성이 내 수호신이라 역사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옛 시절, 옛 문화가 현재보다 더 좋다고 생각한다. 내게 타임머신은 없지만 옛 스타일을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현재와 합치는 건 할 수 있다.”

 -3집 ‘투나잇 조세핀(Tonight Josephine)의 아트 워크에서 보이는 관능적인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내가 들려주고 싶은 음악을 이미지로 구현한 거다. 가벼워 보이지 않으면서도 에로틱하고 고풍스러운 여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유머’도 돋보인다.

 “내 음악의 여신은 유머다. 프랑크 자파가 ‘음악에 유머는 있나?’라고 물었듯, 내 모든 음악에는 유머가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 건지.

 “테이프 파이브 옥텟(8인조)으로 영국인 헨릭 웨이거 와 브라질의 길다 레벨로 등 경험이 많은 보컬 2명이 포함된다. 우리는 복고풍 옷을 입고, 고풍스러운 모자를 쓰고 대표곡을 연주할 거다. 음악, 춤으로 넘쳐날 거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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