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포커스 (11) 기아타이거즈

중앙일보

입력

잠잠하던 스토브리그에 한바탕 폭풍을 일으키며 스토브리그를 가장 뜨겁게, 그리고 알차게 보냈던 기아타이거즈. 연봉협상도 가장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구단과 선수들의 10번째 우승에 대한 집념이 불탔던 스토브리그 였다.

-10번째 우승의 꿈은 이루어지나?-

타이거즈는 박재홍과 진필중의 영입으로 전력 부재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많은 플러스요인이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작은구장의 홈런타자 영입이라는 과제를 해결했고, 마무리투수 부재로 주저 앉았던 지난 시즌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

아직까지 박재홍 효과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할 수 있는데, 당장 박재홍의 고질적인 부상과 함께 팀 분위기에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비록 거포해결을 위해 박재홍을 영입한 것은 분명하나, 홈런타자라는 인식보다 중장거리타자라는 점 그리고 박재홍의 타격에 대한 자질을 감안한다면 한 방을 위한 타격보다 정교한 타격을 중심에 두는 것이 박재홍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향성으로 여겨진다.

9번타자 정성훈이 그야말로 공포의 하위타선을 이끌면서 상위타선의 시작을 알린것과 달리 올 시즌에는 1번타자를 중심으로 중량감을 더했다.

그러나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김창희-정성훈이 빠지면서 백업요원 부족이 아킬레스건이다.

투수력은 진필중의 보강으로 가장 큰 힘을 얻은 것이다. 당장 확실한 선발급 4명을 보유한 마운드는 진필중의 가세로 날개단 호랑이라고 할 수 있어, 전성기 타이거즈 만큼이나 탄탄해졌다. 여기에 지난 시즌에 이어 더욱 위력을 과시할 중간계투진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풍부해져 마운드왕국을 이룰만큼 강해졌다.

전체적으로 스토브리그의 성패를 좌우할 선수는 이현곤. 정성훈을 내주면서 박재홍을 선택할 수 있었던 '믿을만한 구석'도 이현곤이었다.

다만 광주일고 시절부터 한국을 대표할 차세대 유격수로 꼽혔던 그의 수비능력은 검증 됐지만, 스프링캠프를 통해 가장 큰 약점이었던 공격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가에 따라 박재홍을 영입한 타격이 더욱 극대화 될 수 있다. 정성훈만큼의 활약을 해줄 수 있다면, 타이거즈는 탄탄한 마운드와 함께 올시즌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을 것이다.

오윤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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