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얼굴|한시 장원 양규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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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내가 장원이라구요?』 「중앙문예」한시부문에서 장원한 초산 양규술(72)옹은「장원」이란 말이 도시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하긴 옛날 같으면 과거에 수석을 했다는 것이니까. 한말에 태어나 한학만 공부했지 일본말은 입에도 대어보지 않았다는「옹고집」이지만 『일본말을 조금만 했어도 군수한자리 못했을까보냐』고 웃는다.
『이젠 손도 떨리고 정신도 흐려져 탈이지만 내 낙이란 하루「백조」3갑을 피우면서 글쓰는 것밖에 아무것도 없다』는 초산옹의 소원은 아들3형제가 돈20만원만 마련해 주면「초산수첩」「초산호운」「초산사고」세 권을 발간하는 것이라 했다. 그의 사고에는 해방되던 해의 을유고부터 오늘까지 1백75수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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