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의 사명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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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교육이란 백년의 대계요, 일조 일석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따라서 교육에 바치는 교육자의 사명은 바다 밑처럼 깊어 그 끝이 없는 것이며 교육이란 타의에서보다 자의적인 의욕여하에서 그 성패가 좌우된다고 생각할 때 교육자는 한때도 자만에 도취하여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대한교육연합회창립 20주년을 맞이하여 국민훈장까지 받았지만 자위적인 심정을 느끼기보다는 한국의 교육을 위해 얼마나 보람이 있었는가를 돌이켜 반성할 때 오히려 송구스러움에 빠져들게 된다.
종교인들은 흔히 행동사상에 있어 소명감을 잊지 않고 이에 따라 행동하려고 노력을 한다. 그 까닭은 인간개인의 독단적인 사고와 행동은 하나님이 주신 순결한 정신과 계시보다는 믿음성이 없고 무게가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이야말로 경솔하고 진실성이 결핍되고 있으며 교정해야 할 곳이 수없이 많다고 한다.
교육의 근본정신이 이 인간부조리의 교정에 있다고 볼 때 교육자의 사명감이란「시지프스」의 신화를 빌지 않더라도 무겁고 큼을 느껴 한때나마 안위할 수가 없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크고 어려운 사도가 사회로부터 믿음을 반지 못할 때 미래의 원동력이 되는 교육은 밑받침부터 흔들리게 마련이다.
우리 나라처럼 입시지옥이다, 과외수업폐단이라는 등 어려운 교육환경일수록 교육자는 모두가 사회가 교육의 힘을 진심으로 바라고 또 믿도록 스스로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다짐해야 될 것이다.
아동과 교사, 부모가 삼위일체가 되어 진정한 동화가 이루어질 때 교육은 보다 더 믿음성이 있는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며 또 믿음성 있는 변화가 어린이 하나 하나에 싹트게 되어 우리의 사회는 보다 투명하고 자연스러워진다. 열과 성의도 중요하지만 자의적인 의욕이 교육자에게는 더 필요한 것이다. 김동욱<서울해동초등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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