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등지고 자유의 품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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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8년만에 다시 만난 남편과 아버지를 버리고 강제북송의 대열에서 빠져 한국에 탈출해온 재일 조련계 귀환교포 조광지(43) 권현숙(21) 경숙(19) 3모녀가 28일 상오 10시 신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련계의 잔학한 북송계획과 그들이 들은 북한실정을 폭로했다.
해방 직후 귀국했다가 18년만인 66년, 현재 일본「삿뽀로」에서 조총련 책임자로 있는 남편 권응용(54)의 꾐으로 다시 도일했던 이들 3모녀는 지난 9월 23일 북송 직전에 한국 총영사관의 도움으로 탈출, 재 귀국하게 되었다.
이날 맏딸 현숙양은 『18년만에 다시 만난 아버지가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실망했다』면서 『그날부터 3모녀가 다시 한국으로 도망쳐 올 기회를 노려왔다』고 말했다.
경희대학 영문과 2년을 수료한 뒤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일본으로 갔던 현숙양은 『처자를 공산당에 팔아먹으려는 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보다 외롭더라도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귀국 길을 택했다』고 탈출동기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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