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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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 우리나라의 유일한 항공회사인 「대한항공」 소속의 여객기는 계속 사고를 일으켜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달 28일에는 정기 여객기 DC 4의 한 쪽 「엔진」에 불이 붙어 4시간이나 연발했고, 이 달 3일과 10일에는 「안전비행의 생명」이라 할 방향탐지기의 고장으로 산에 부딪칠 위기를 모면했거나 이륙 후 다시 되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리하여 우리나라 처음으로 2대의 여객기에 대하여 운항정지 처분을 내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고의 속출은 승객으로 하여금 간담을 서늘케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주시대라고 불리는 오늘 날 내외 항공수송의 중요성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에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뻗어나는 「관광한국」의 표어와 더불어 동사는 국내선만이 아니라 외항선의 급속한 확충을 추진하여 왔다.
1963년에 비해 66년에는 14만명에 달하는 3배 이상의 승객증가율을 보였고, 67년 이후는 연간 여객 성장율을 22%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사 소속 항공기의 안전도와 「서비스」등은 더 한층 높아지고 내외승객의 신뢰감도 두터워져야 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대월파견 수송을 비롯한 동남아 진출, 각종 국제회의의 국내개최, 한·일간의 내왕객 증가 등에 비추어 항공기의 대수를 늘리고 시설 및 기술의 질적 향상을 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사고만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고의 주원인은 낡은 기체로 무리한 비행을 하며 정비를 게을리 한데 있었다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거액의 자금으로써 2차 대전 때에 생산된 낡은 항공기를 사들였던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또 동사는 동남아의 어느 나라보다도 대수 당 종업원 수가 많은데 정비불비와 같은 현상을 가져오는 것은 의아하게 생각된다.
동사는 앞으로 시급히 시설 및 기술면에 재검토를 가하는 동시에 경영전반에 걸친 합리화가 과감하게 단행돼야 할 것이다. 평시에도 결항·연발착 등을 예사로 함으로써 승객의 불편이 적지 않았다고 들린다. 한편 대내적인 노사관계 및 인사관리 등에 있어서도 원활을 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항공 출신의 기술자만이 반드시 기계의 전문경영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항공산업은 국위의 선양, 외화유출의 방지, 외교 및 문화교류의 신장 등 여러모로 국가적 이익을 대표하는 중요사업이니 만큼 장기적인 발전계획과 더불어 기술 및 경영의 근대화가 활발히 촉진되어야 할 것이다. 동사는 정부관리기업이므로 그와 같은 계획과 발전을 위한 당국의 보다 큰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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