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내려올 때 다리 휘청하면 뇌졸중? 알고 보니 척추관협착증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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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이라 불렸던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얼마 전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 최근 국내에서도 사진작가 보리, 가수 겸 MC였던 박상규 씨도 같은 병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뇌졸중은 60세 이상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병인데, 대부분 몇 가지 전조증상을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다리에 힘이 빠지고 감각이 없어 걸을 때 휘청거리는 증상이다. 이런 경우 뇌졸중을 의심하는데 척추 질환일 때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졸중이 아니라고 진단됐다면 척추 문제일 수 있으므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풀리면서 계단 내려오기 힘들어

뇌졸중은 사망률이 높을뿐더러 한 번 발병하면 여러 후유증이 따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질환으로 꼽힌다. 뇌졸중의 증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갑자기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뇌졸중은 응급질환이기 때문에 여러 증상 중 한 가지 증상만 나타나더라도 즉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한데 만약 뇌졸중이 아니라면 척추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이 유발되는 척추관협착증은 병이 진행되면서 다리가 저리거나 다리 근력이 저하돼 휘청휘청 걷게 된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신경이 심하게 눌려 발가락이나 발목의 힘이 약해지면서 걸을 때 다리에 힘이 풀린 듯한 느낌으로 휘청거리게 되고 계단을 내려올 때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 수 있다”며 “척추관협착증 중에서도 특히 경추(목뼈)나 흉추(등뼈) 협착증인 경우 이런 증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한다.

허리 외에 목뼈나 등뼈에도 협착증 발생

척추관협착증은 척수신경이 통과하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까지 압박하기 때문에 다리 근력이 떨어지거나 저리고 아파 걸음걸이까지 이상해질 수 있다. 허리에 협착이 발생한 요추관 협착증일 경우 앉아있을 때는 괜찮은데 걷기만 하면 다리에 통증이 심해지며 다리 힘이 빠지는 현상이 생겨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환자가 많다.

고도일 병원장은 “요추관 협착증 환자는 걷다가 허리를 굽히거나 걸음을 멈추고 쪼그려 앉아 쉬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다시 걷기 시작하면 같은 증상이 반복되며 협착이 심할수록 보행거리가 짧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처음에는 허리에만 통증이 나타나다가 점차 허벅지, 종아리, 발목까지 통증이 퍼져 심한 경우 하지 전체에 감각이 떨어지는 증상이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목뼈에 협착이 일어난 경추관 협착증은 목이나 어깨, 양팔의 신경근을 따라 통증이 발생한다. 퇴행에 의해 중년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면서 서서히 진행된다. 경추 내에 위치한 척수에 영향이 갈 경우 다리의 힘이 약해져 걸을 때 다리 힘이 풀리는 등 보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흉추에 협착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허리나 목에 비해 드문 편이나 중년 이상에서 발생할 수 있다. 경추 협착증과 마찬가지로 하체가 저리고 다리 근력이 약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척추관협착증 중에서는 허리나 목에 문제가 있는 환자가 대부분이어서 다리가 저리고 아프면 허리와 목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흉추 부위의 척추관이 좁아지는 경우에도 다리 쪽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밀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엑스레이와 MRI 검사 등으로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초기로 진단된다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운동요법과 보존적 요법으로 치료한다. 중증인 경우라도 하지마비나 대소변조절 장애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 경우가 아니라면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적 시술로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따라서 수술이 두려워 진단을 미루고 있는 경우라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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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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