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 참전 7개국 외상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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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월남에서의 군사작전이 강화되는 한편 계속 평화공세가 적극 시도되는 가운데 「워싱턴」에서는 금 21일부터 2일간 예정으로 월남 참전 7개국 외상회의가 개최되고 있다. 이 회의에 앞서서는 「시토」 각료이사회가 개최되었고, 또 이 회의 다음에는 「앤저스」 각료이사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로써 월남 문제와 직결된 일련의 국제회의가 함께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셈이다.
이 연속적인 국제회의에서 우리의 입장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월남 참전 7개국 외상회의이다. 「시토」나 「앤저스」 각료이사회는 연례회의로서 그것대로 각기 성격을 가진 회의임에 틀림이 없다하더라도 전기한 3개 회의가 다같이 월남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고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월남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결국 월남 참전 7개국 외상회의 밖에는 없을 성싶다.
월남 참전 7개국 외상회의가 개최된 법적인 근거가 있다면 작년 10월 마닐라에서 회동한 7개국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마닐라 공동선언이 될 것이다. 즉 동 선언에서는 대사급간의 정례적인 회합을 가지되 필요할 때 외상회담 또는 행정수반회의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이제 「마닐라」 정상회담이 개최된 이후 만 6개월만에 개최되는 「워싱턴 외상회의에서는 그 동안에 변천된 월남 문제가 토의될 것이며, 당면한 월남의 정치적 군사적 전략문제들이 토의될 것이다. 우리는 이 회의가 개최됨과 더불어 이 회의가 지니는 중요성을 우선 지적해보고 싶다.
이 회의는 상설기구가 아닐 뿐만 아니라 집단안전 보장기구 같은 동맹체의 헌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7개국은 월남에 군대를 직접 파견하고 있고, 월남 문제 해결에 있어 실질적으로 어느 동맹체보다도 실감 있게 대처할 수 있는 입장에 있다.
7개국 외상회의가 있기 전에는 동남아지역 집단안전보장 기구로서 「시토」와 「앤저스」가 있지만, 특히 「시토」에 관한 한 이번 각료이사회에서 역연히 볼 수 있는바와 같이 불행하게도 전 회원국간의 공동보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불란서는 아예 각료회의 자체를 「보이콧」했을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은 대사급을 참가시켰으나 공동성명에 동조하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월남 문제 해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곧 월남 참전 7개국 외상회의 밖에 없으리라고 보는 동시에, 나아가서는 「아시아」 신체제를 확립함에 기초작업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구 역시 이 월남 참전 7개국 외상회의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외상회의는 「마닐라」 정상회의 이후 처음으로 가지는 것이지만, 그 성격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며 차제에 이 기구의 상설화도 충분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이 회의가 개최됨에 따라 특히 참전국의 입장에서 크게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철두철미한 단결과 공동보조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전쟁수행을 지도함에 있어서나, 월남을 물심 양면으로 지원함에 있어서나, 또 평화적 해결을 촉구함에 가장 요긴한 것은 참전국 정부간의 단결이며 각 참전국내 국민들의 단결이다.
월남의 전국이나 정국은 다같이 진전되는 것이 보여서 월맹을 중심으로 한 공산측은 절망 속에 발악적인 항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겠다.
그러나 가소롭게도 그들이 과대해서 기대하고 있는 것은 참전국들간의 분열이요, 각 참전국 내에서의 반전사상이라고 한다. 월맹은 그들의 패전을 승전으로 허위보도하고 미국에서의 반전 「데모」가 전부인양 보도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워싱턴」 외상회의에서는 그 어느 경우든 월남 문제 해결에 있어 참전국들이 공고히 단결하여 공산측의 침략이 포기될 때까지 대처할 결연한 의사표시와 아울러 각 참전국 국민들의 단결이 촉구되도록 적극 고무함이 있어야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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