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지자 21% 박근혜 찍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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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던 유권자 10명 중 2명이 야권후보 단일화 이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정당학회(회장 손병권)가 지난달 29일 연 학술세미나(‘한국 정당정치 신뢰의 위기와 성찰, 그리고 진화’)에서 동국대 김준석 교수는 중앙일보-SBS-동아시아연구원-한국리서치가 대선 전후로 7차례에 걸쳐 실시한 패널조사를 분석한 결과 “단일화 이전 안철수 전 후보 지지자의 20.9%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후보에게 가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패널조사는 같은 조사 대상에게 시기를 달리해 동일한 질문을 여러 번 던져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는 조사 방법이다. 문재인 전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안철수 지지층 20.9%는 전체 대선 투표자수 기준으로 164만6670명에 해당한다. 박 대통령과 문 전 후보의 득표차인 108만496표를 넘는다.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사는 30~50세 여성이 많았다.

 또 유권자들에게 대선 정보를 얻기 위해 시청한 방송을 물었더니 공중파 방송 3사(박 대통령 지지자의 65.9%, 문 전 후보 지지자의 62.7%)에 이어 종편(박 대통령 지지자의 22.2%, 문 전 후보 지지자의 13%)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인터넷 방송(박 대통령 지지자의 4.1%, 문 전 후보 지지자의 15.6%), 라디오 방송(박 대통령 지지자의 2.1%, 문 전 후보 지지자의 0.7%)순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선 당시 종편 출연을 당론으로 거부했었다.

 성신여대 서현진 교수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는 진보 진영의 매체로, 종편은 보수 진영의 매체로 더 많이 이용됐다”고 평가했다.

 손병권 회장은 “안철수 현상을 겪은 기존 정당들은 당장 5월 전당대회부터 민생정치와 쇄신, 소통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할 것”이라며 “(그런 정당들과)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이 소통하고 직접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처럼 대통령이 직접 여야를 만나고, 사과하고 해명하는 걸 권위 실추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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