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큐 벡스코 … 해운대 호텔 우동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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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부산 해운대구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행사에 참가하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특급호텔과 비즈니스호텔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2017년 부산 해운대에 들어서는 해운대관광리조트 시행사인 ㈜엘시티는 리조트 내 101층 랜드마크 타워 건물에 ㈜호텔롯데의 6성급 호텔이 들어온다고 24일 밝혔다. 부산진구 부전동에 5성급 호텔을 운영 중인 롯데는 이 리조트에 약 290실 규모의 호텔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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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에는 우동에 ‘파크 하얏트 부산’이 문을 열었다. 지상 33층, 지하 6층 규모의 파크 하얏트 부산은 전 세계에서 31번째, 한국에서는 서울 강남구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파크 하얏트호텔이다. 69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해 269개의 객실이 있다. 올 1월에는 글로벌 기업인 일본 세가그룹이 우동 센텀호텔 옆 9911㎡의 터를 사들였다. 2016년까지 39층 규모의 특급호텔(770실)을 짓는다.

 이 외에도 중동 파라다이스호텔 맞은편엔 141개 객실 규모의 비즈니스급 호텔이 신축 중이다. 우동 신세계백화점은 야외주차장 터에 호텔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해운대에 관광숙박시설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이유가 있다. 기존 호텔들은 여름철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는 한 해 330만 명의 관광객으로 인해 호황을 누렸다. 여기에다 2001년 문을 연 부산 벡스코에서 각종 전시회·국제회의·이벤트행사가 이어지면서 비수기에도 손님이 끊어지지 않는다. 실제 벡스코에서는 지난해 903건의 전시회·국제회의·이벤트행사가 열려 355만7000여 명(외국인 10만3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로 인해 주요 호텔들의 금·토요일 객실 점유율은 80~95%로 올랐고, 매출도 5~15% 늘어났다.

 호텔 ‘무게중심’도 바닷가인 중동에서 센텀·마린시티가 있는 우동 도심지로 옮겨지고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는 더 이상 호텔을 지을 만한 부지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다 여름 한철 해수욕장의 관광객보다 사시사철 각종 전시·행사가 열리는 벡스코와 쇼핑이 가능한 백화점이 모여 있는 우동이 앞으로 더 사업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벡스코 인근 센텀호텔 김유정 홍보마케팅팀 차장은 “벡스코 행사에 참가한 국내외 손님들과 신세계 등에서 쇼핑을 하기 위해 찾는 일본·중국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바닷가보다 도심지에 숙소를 정하는 외국인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바닷가 쪽 기존 호텔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파라다이스호텔은 신관 수영장을 야외 스파로 새 단장을 했다. 해운대그랜드호텔과 노보텔은 객실과 부대시설을 리모델링 중이다. 시설 개·보수를 마친 웨스틴조선호텔은 사계절 야외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러나 호텔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것에 대해 해운대지역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기존 호텔들이 해운대 해수욕장이나 벡스코로 인해 경영여건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호텔이 난립하면 과열경쟁으로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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