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유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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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첫째로 그것은 이날이 우리 고내의 명절인 섣달그믐과 정초등과 거의 때를 같이한 것 이기 때문에, 이 기회에 평소 신세를 진 분들에게 대한 보은과 가난한 동포들에게 대한 인부상조의 미덕을 계승 발휘하는 것이 신명하리라는 사회의식이 형성 됐던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둘째로 기독교가 가르치는 사랑의 교리는 비록 교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가난과 설움에 젖어 살아온 이 겨레의 많은 마음이 가난한자 들에게 현실적인 공감을 주는 교훈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증거가 아닐까 싶다. 각받하기 이를데 없고, 살벌하기 이를데없는 것처럼 보이던 이 겨fp가「 크리스마스] 를 전후해서 거리의 자선냄비에 기꺼이 빈자의 1등을 바치는 슬기를 전혀 잊지 않았으며, 각종 사회사업단체나 TV의 자선 「파티」에 그래도 심심치않은 성금이 모여지고 있는것은 그 증거라 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사회의 이와갈은 밝은 면을 「크리스마스」 와 함께 더욱 키우고 더욱 지속적인 국민적 미덕으로 기르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언제부터 시작된 관습인지 확연치는 않으나「크리스마스·이브] 를 오직 난동과 소란으로 지새우는 국민이 전혀없지는 않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차라리 극소수의 탈선분자에 불과 했다는것을 우리는 애써 믿고싶다. 「크리스마스」 를 빙자하여 외박하고 거리를 배회하면서 소란을 피우는자를 올해 서울시장은 철저히 단속하고 풍기문란의 대상이된 여관등 접객업소에 대해서는 영업정지등의 단호한 처분도 구사하겠다는 태도를 표명하있다고 한다. 지난해 하룻밤 사이에 적발된 풍기사범만도 8천3백여건 이었다는 불미한 기록이 있으니 이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크리스마스] 를 뜻있게 보내자는 운동이 성과를 거두자면 결코 이러한 봉권만으로써는 가망이 없을 것이다. 국민각자가 이젠 스스로 지각을 돌이켜, 모처럼 일기 시작한 국민적인 자숙의 풍조에 협조 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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