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의 굄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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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올림픽」 대회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다』고 한말은 「쿠베르탕」의 말로 널리 알려지고 있으나 실은 딴 사람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1908년 「런던」에서 열린 4회 「올림픽」대회에서 미국과 영국선수간에 감정적 대립과 반목이 극도에 다다르자 서로가 승패를 겨루며 야유와 욕설을 일삼게 되었다. 이것을 본 「펜실베이니아」사교가 일요일 교회에 모인 선수들에게 한말을 뒷날 「쿠베르탕」이 「올림픽」의 이상으로 되풀이함으로써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이다.
참가에 뜻을 두었던 윗말의 첫 구절도 긴한 것이나 우리가 되씹어야 할만한 것은 오히려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인가 한다. 즉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성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데 있다. 근본적으로는 정복했는가의 여부보다도 어떻게 잘 싸웠느냐에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은 생각을 넓힘으로써 보다 굳세고 보다 열렬하고, 그리고 보다 더 신중함으로써 너그러운 인간성을 이룩할 수가 있는 것이다.』
지난 9일부터 12일간 「방콕」에서 18개국 2천여 젊은이들이 조국의 명예를 걸고 힘과 기와 미를 겨루던 제5회 「아시아」경기대회도 끝나고 초년에는 서울에서 만나기로 되었다.
종합순위가 2위에 이른 한국선수단과 임원들의 노고에는 국민의 이름으로 박수들 보내는 것이지마는 「방콕」대회는 다음 서울대회를 위한 타산지석으로 삼음직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눈에 불을 켜고 「참가」에만 뜻을 두었던 것 같은 일부임원단과 선수사이의 갈등은 불참만 같지 못한 인상이었고,
농구에서 보인 태국 선수나 관중의 「매너」는 비록 경기에서는 승리를 얻었을 망정 나라의 체면은 잃은 결과가 되었다.
70년의 서울대회는 「방콕」대회의 타산지석을 굄들로 삼아 그 위에 이른바 「아시아」의 「영원한 전진」을 위한 터전을 지금부터 닦아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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