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훈풍 … IT·철강주에 관심 커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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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미국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7.3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일본(12.3%)·동남아(9.4%) 펀드보다는 낮지만 국내주식형펀드(0.7%)보다는 월등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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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주식형 펀드는 S&P500지수 등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와 유망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액티브형 펀드로 나뉜다. 외국 역외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이 대부분이지만 직접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KB자산운용 김대용 운용2팀장은 “직접 투자하는 펀드라 해도 현지 운용사에 위탁운용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펀드는 대부분이 환헤지를 한 상품이다.

 올 들어 가장 수익률이 높은 펀드는 ‘한화미국스피트업1.5배’와 ‘KB미국중소형성장주’ 펀드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수익률이 10%를 넘는다. 한화1.5배 펀드의 경우 레버리지펀드의 일종으로 S&P500지수 상승률의 1.5배를 벌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물론 하락하면 손실 폭도 커진다. KB중소형주펀드는 ‘러셀2000그로스지수’를 추종해 미국 중견기업에 투자한다. 가장 수익률이 저조한 펀드는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6.44%)이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비중이 18%나 되는 애플 주가가 급락하면서 수익률을 갉아 먹었다.

 국내보다 외국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도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해외주식 직접투자 금액은 20억 달러를 넘어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에 직접 투자하는 금액도 2배 가까이 늘었다. 대우증권은 미국 증시가 당분간 강세장을 연출할 것이라며 크게 두 가지 근거를 들었다. 미국 주식이 채권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돼 있고, 미국이 에너지 패권을 매개로 국제사회 헤게모니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2020년 사우디를 제치고 세계 제1의 산유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물론 미국의 최근 증시 급등을 양적 완화에 따른 유동성 잔치로 보는 비관론도 있다.

 미국발 훈풍은 국내 증시에도 호재다. 글로벌 경기 호전에 따라 외국인들의 아시아 주식 매수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 아시아 7개국의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7억5500만 달러. 이 중 인도네시아(4억7600만달러)와 한국(2억3440만 달러)에 대부분의 자금이 유입됐다. 업종별로는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라 정보기술(IT)과 철강 업종이 부각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특히 미국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IT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국내 증시 상승 쪽에 무게를 두면서도 디커플링이 해소될지에 대해서는 자신을 못한다. 대신증권 오승훈 시장전략팀장은 “디커플링 해소 국면에 접어든 것 맞지만 환율이 변수”라며 “엔저가 국내 대형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으면서 쏟아지고 있는 펀드 환매 물량도 부담이다. 2월 들어 외국인(1조5644억원)과 기관(3885억원)은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기관투자가 내에서도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은 9985억원의 물량을 팔았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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