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8·셀타비고)이 대표팀에서 빠졌다. 최강희(54) 축구대표팀 감독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카타르전(23일·서울월드컵경기장) 출전 선수 23명을 발표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뛸 수 있는 자원으로는 이동국·김신욱·지동원·손흥민 등이 뽑혔다.
지난해 대표팀의 중요한 화두는 이동국과 박주영의 조화였다. 각자는 아시아 최고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함께 기용될 때는 좀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해서다. 최 감독은 신년 초 “대표팀에 소집하면 둘을 한 방이라도 쓰게 해야 할까 보다”라는 말도 했다. 두 선수가 좀 더 친해지고 호흡도 척척 맞추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달 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에 테스트한 이동국-박주영 투톱은 또다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최 감독이 박주영을 아예 제외하는 강수를 둔 이유는 뭘까. 최 감독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이기기 위한 명단을 뽑았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에 0-4 참패를 당한 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지난달 27일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오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제부터는 내 방식대로 가겠다.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고 ‘마이 웨이’를 선언했다.
최 감독은 ‘선수 구성에서 가장 힘을 준 부분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절대적으로 분위기”라고 답했다. 그는 “팀 분위기가 좋으면 훈련 내용과 경기 결과도 좋아진다. 대표팀은 짧은 시간 훈련하고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개인 기량보다도 팀 전체에 인화와 단결을 중시하겠다는 의미다. ‘후배들을 통솔하는 리더십은 뛰어나지만 선배들과는 좀처럼 흉금을 터놓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 박주영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