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02'의 첨단 제품들]

중앙일보

입력

'전세계 어디에 있든 우리집 안방의 가전제품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2002 가전제품 박람회(CES 2002)는 공간적 제약을 벗어나는 디지털 가전의 세계가 우리 곁에 다가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가전업계는 올해를 본격적인 디지털 시장이 열리는 해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CES에선 전세계 2천여개의 전자업체들이 개념 수준에 머물던 디지털가전을 구체적인 상품으로 만들어 내놓아 소비자 눈길잡기에 나섰다.

사무실에 앉아 무선통신으로 집안의 오븐레인지에 불을 붙여 음식을 만들고, TV와 인터넷을 이용해 전세계 방송을 시청하기도 한다.

또 어린이 양육 비디오시스템을 통해 멀리 출장가서도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볼 수 있는 제품도 나왔다. 디지털 세계에선 더 이상 공간이 문제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가정의 가전기기를 모두 연결하고 무선통신이 가능하도록 한 홈네트워크는 CES에선 이미 하나의 현상으로 굳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화상 휴대폰.무선 블루투스 헤드셋을 이용해 통화하는 휴대폰 등 차세대 휴대폰이 다양하게 선보였고, 개인휴대단말기(PDA)도 디지털 버전으로 대거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30여개의 대기업.중소.벤처업체들이 신제품을 들고 나갔다.

국내 업체들이 특히 강한 분야는 PDP(벽걸이 TV)를 비롯해 액정화면(LCD) TV, 개인 휴대단말기(PDA)폰 등이다.

삼성전자는 3백28평의 초대형 부스에서 63인치 PDP TV와 고화질 40인치 LCD TV를 비롯해 홈시어터 시스템.초소형 디지털 캠코더 등을 선보였다.

미국 법인인 제니스와 공동으로 2백45평의 부스를 설치한 LG전자는 야심적으로 개발한 고화질(HD)급 비디오 디스크 레코더(VDR)을 처음 내놨다.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보다 한발 앞선 제품이다.

대우전자는 ▶60인치 고화질 프로젝션 TV 등 주로 TV중심으로 출품했고, 태광산업은 오디오 등 홈시어터 시스템을 전시했다.

특히 이날 개막식에선 삼성전자 진대제(陳大濟)사장(디지털 미디어 총괄)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한국 디지털 기술의 세계적 위치를 확인하기도 했다.

CES는 1967년 뉴욕에서 처음 열린 이후 가전.정보통신 기기의 최첨단 흐름을 주도하는 세계 최대 전자쇼로 자리매김해 왔다.

1970년대에는 VCR, 81년 캠코더, 96년 DVD플레이어, 98년 HD TV, 2000년 포켓PC, 지난해 X박스 등 신개념.신기술 제품도 이 박람회를 통해 세상에 탄생을 알렸다.

행사 홈페이지는 (http://www.cesweb.org)

라스베이거스=홍승일 기자 hong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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