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BS '지금은 연애중'의 권상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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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27)가 처음 대중의 눈에 띈 것은 지난해초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맛있는 청혼'을 통해서였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철가방을 들고 좌충우돌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의리의 중국집 배달원으로 등장, 평범하면서도 친근한 인상으로 조금씩 팬들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그는 영화'화산고'에서 정반대의 이미지로 변신, 차세대 스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학원무협물을 표방하는 이 영화에서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화산고의 제1인자 송학림으로 출연, 소녀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것.

그러던 그가 이번에는 천하의 바람둥이로 변신해, 브라운관을 찾는다. 오는 16일부터 방송될 SBS 새수목드라마'지금은 연애중'(극본 윤성희. 연출 오세강)에서여성을 사로잡는 매력을 이용해,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엉뚱한 포부를 갖고있는 윤호재역을 맡았다.'맛있는 청혼','신화'에 이은 세번째 드라마 출연작.

"이번에는 전작에 비해 꽤 비중있는 역할로 등장합니다. 기대만큼 부담도 크지요. 아직도 제 연기는 기본이 안 돼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탤런트치고는 평범한 인상에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연기를 평가하는모습이 보기 좋다. 그는 실제 성격도 내성적이라고 하는데, 연기자 생활을 하면서많이 바뀌고 있단다. 건달역을 많이 맡다보니 괜히 건들거리면서 말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제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키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요." 권상우는 현재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 3학년에 재학중이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자에 대한 꿈을 품고 살았지만 보수적인 교육자 집안에서 컸기 때문에 섣불리 그 꿈을 현실화시킬 수 없었다고. 그러다가 군대를 다녀온 후,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98년부터 기획사 이곳저곳에 자신의 프로필을 올리던 그는 신선한 인상을 인정받아'화산고'에 송학림역으로 캐스팅됐고, 이후 각종 드라마에도 출연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꿈이 조금씩 현실화되는 것이 반갑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며, 30대 중반까지 열심히 연기자 생활을 하다가 그때까지 대성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미술선생님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연기하고 싶은 인물은 개성있고 강한 역할. 영화 '태양은 없다' 에서 이정재가 보여줬던 짙은 페이소스를 간직한 경쾌한 연기가 눈앞의 작은 목표다.(서울=연합)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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