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당선자와 취임사 준비위원인 소설가 김주영씨가 '합리주의'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지난 20일 盧당선자와 취임사 준비위원들의 상견례 자리에서다.
"신뢰…공정…성실…절제…", 盧당선자가 중요시하는 덕목을 열거할 무렵 金씨가 불쑥 말을 꺼냈다. "당선자가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가 합리주의인데, 집을 팔 사람이 더운 물이 잘 안 나온다고 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 명륜동 집을 곧 처분할 盧당선자는 지난 18일 밤 TV 토론에서 "우리 집에 더운 물이 잘 안 나와 대중목욕탕에 자주 다닌다"고 말했었다.
"그래서야 어떻게 제값 받고 집을 팔겠느냐"는 金씨의 말에 盧당선자는 "대통령 당선자라도 (집에 더운 물이 안 나오면) 대중목욕탕에 가는 게 바로 합리주의"라고 받아넘긴 뒤 "그래서 집을 살 분께 입주 전에 가스 보일러로 바꾸라고 얘기했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고 한다.
얼마 전 아침 회의에 늦은 盧당선자는 누가 묻기도 전에 "부엌 시계가 고장 나서…"라고 말했다. "왜 부엌 시계를 보셨느냐"는 질문에 "그 시간에 부엌에 있어서 그랬지…"라며 멋쩍어했다. 그래서 그 시간에 당선자가 왜 부엌에 있었는지가 화제가 됐다고 한다.
20일 기자들이 "총리 내정자가 고건씨가 맞느냐"고 확인을 요청하자 盧당선자는 장난기를 섞어 "틀렸다"라고 말해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서승욱 기자